2024년 3월 28일(목)

영화 스크린 현장

'美 아카데미 회원' 이병헌 "투표한 적 없지만, '기생충'에는…"

김지혜 기자 작성 2019.12.23 10:19 수정 2019.12.23 10:27 조회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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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이병헌이 충무로 영화인이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유경험자로서 '기생충'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삼청동에서 영화 '백두산' 개봉을 기념해 만난 이병헌은 "올해 시상식을 여러모로 관심이 많이 간다"며 '기생충'의 활약을 기원했다.

이병헌은 박찬욱, 이창동, 봉준호, 송강호, 하정우 등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 회원은 매년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각 부문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는 "회원이 된지는 몇 년 됐는데 아직 한 번도 투표를 해본 적은 없다."고 고백했다.

그 이유에 대해 "아카데미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DVD로 수 십 번에 걸쳐서 배달이 된다. 그걸 다 보고 난 후 투표를 해야 하는데 촬영 등 개인 스케줄이 있다 보니 시간이 여의치 않다. 또 서브타이틀(자막)이 없다. 영어는 그나마 괜찮은데 외국어 영화상 부문에는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말이 나올 경우 그림만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병헌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내년 1월 열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을 뿐만 아니라 내년 2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의 유력 후보다.

이병헌은 기쁨과 기대감을 드러내며 "'기생충' 팀이 홍보 캠페인을 펼치는 시점에 미국에 있었는데 현지 평가나 반응, 관심이 정말 엄청났다"며 미소 지었다.

최근 '백두산' VIP 시사회 때 이선균을 만났다며 시상식 참석을 독려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병헌은 "뒤풀이 때 선균 씨가 왔길래 아카데미 시상식에 가느냐고 물었다. 촬영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시간 되면 꼭 가라고 했다. 시상식 문화가 우리나라랑 많이 다르다. 그걸 경험하는 것 자체가 배우에겐 특별한 의미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병헌

이병헌은 한국 영화인으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를 밟았다. 지난 2016년 외국어영화상 부문의 시상자로 콜롬피아 배우 소피아 베르가라와 함께 무대에 올라 '사울의 아들'에게 트로피를 안긴 바 있다.

국내 시상식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묻자 "우선 시상식에 리허설이 있다. 또 방송 시작 2시간 전부터 코닥 극장 로비에 마련된 큰 바에서 파티를 한다. 턱시도, 드레스를 차려입은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서 분위기를 업시킨다. 이후 시간이 되면 식장에 입장한다. 시상식 문화에 경직, 긴장은 찾아볼 수 없다. 자유롭게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답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독특한 풍경 중 하나는 대타였다. 그는 "시상을 하러 무대에 가거나 수상을 하러 나가는 경우는 물론이고 화장실을 가는 경우에도 그 자리를 채우는 대타가 있다. 방송에 객석이 계속해서 잡히다 보니 비어진 채로 두지 않는다. 그 모습이 조금 특이했다"라고 전했다.

이병헌

이병헌은 2009년 '지.아이.조'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한 뒤 '레드2', '매그니피센트7', '터미네이터:제니시스'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미국 영화계에 진출한 한국 배우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으며, 가장 현지화에 능했던 배우로 평가받고 있다.

할리우드 활동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동안 시간은 되는데 고민하다가 안 하게 된 것도 있고, 한국 작품을 선택했는데 누구나 알만한 할리우드 영화의 섭외가 온 적도 있다. 이상적으로 스케줄을 맞추기가 쉽지 않더라. 내년, 내후년 중반까지는 국내 작품 스케줄이 정해져 있어서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병헌은 영화 '백두산'으로 국내 관객과 만나고 있다. 또 내년 1월에는 신작 '남산의 부장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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