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수)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욱토크' 유성호, "생애 첫 부검이 에이즈 환자"…법의학자가 된 결정적 시간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0.01.22 23:25 수정 2020.01.23 09:25 조회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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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토크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유성호 교수가 법의학자가 된 결정적 시간에 대해 밝혔다.

22일 방송된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이하 '욱토크')에서는 법의학자 유성호가 게스트로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성호는 법의학을 전공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본과 4학년 마지막 수업이 법의학이었다. 당시 교수님이 의과대학에서 들을 수 없었던 인권, 정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신선하고 재밌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그는 "그리고 당시 교수님이 여기서 누군가 한 명쯤은 뒤를 이었으면 좋겠는데 10년 동안 한 명도 안 왔다고 했는데 나랑 눈이 마주쳤다고 생각하고 그분의 원픽이 나구나 하면서 내가 아니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시작하게 되어서 이제 20년이 넘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인생에 결정적 시간에 대해 1999년을 떠올렸다. 유성호는 "1999년에 레지던트를 할 때 첫 부검을 했는데, 에이즈 환자의 부검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동욱은 "부검하다가 감염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물었다.

유성호 "사망하고 시간이 지나면 에이즈는 감염력이 떨어져서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세상에 완전한 거는 없어서 조심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당시 친구와 함께 부검을 하는데, 결혼한 지 1달도 안 된 친구가 커터칼로 갈비뼈를 자르다가 뼈에 찔렸다. 그래서 내가 혼자 부검을 마무리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혼자 부검을 감행했던 이유에 대해 유성호는 "내가 지원했다. 내가 법의학을 하려고 레지던트를 한 것.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냐. 처음으로 법의학을 하겠다는 마음 그대로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사실 당시 난 법의학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그런데 부검한 결과를 통해 CT나 MRI에서 나오지 않는 의학적 사실을 발표하고, 내 발표를 통해 새로운 것을 알고 내게 배워가는 이들을 보며 내가 하는 일이 의학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이것은 나의 평생 천직이다 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스스로 택한 죽음인 자살에 대해 "자살이라는 것을 우리가 좀 더 깊게 이 애해야 하지 않나. 그리고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을지 깊게 생각해봐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특히 우리나라는 젊은 여성의 자살률이 높은데 이것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라며 "젠더이슈를 말하고자 하는 것으로 오해될까 봐 걱정도 되는데, 확실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스스로를 불행하다 여기는 세대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렇게 느끼는 젊은 여성들이 많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의사로서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모두 회복 탄력성을 갖고 있다. 정서적으로 우울하고 그러더라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저마다 갖고 있다. 그런데 감당할 수 없는 큰 사건을 겪으면서 회복 탄력성을 회복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외부 자원을 이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성호는 "이때 상담을 받거나 약을 먹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이는 사회적 낙인 때문인데 이러한 일로 상담을 받거나 약을 먹는 이들을 보는 우리가 그들을 감기 걸린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불행한 사건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늘 출연을 한 것은 개인의 유명세를 위한 것이 아니다. 열심히 일하는 법의학자들을 알려서 법의학이 잘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출연을 했다. 오늘 너무 감사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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