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TV랩] 영탁, '미스터트롯' 승부사였다…15라운드에 이룬 '진'

김지혜 기자 작성 2020.02.07 08:37 수정 2020.02.07 10:12 조회 1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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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탁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TV 조선 '미스터 트롯'이 중반부를 넘어서며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예선 진 김호중, 팀미션 진 장민호에 이어 1:1 데스매치 미션에서는 영탁이 진으로 호명됐다. '미스 트롯'이 사실상 송가인의 독주였던 것과는 판이한 양상이다.

영탁의 '막걸리 한잔'은 '미스터 트롯' 설 연휴 특집 방송의 끄트머리에 공개됐다. 장장 3시간에 걸쳐 방송된 설 특집은 팀 미션 마지막 편이 다소 지루하게 이어져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던 상황. 그런 분위기 속에서 방송 말미 1:1 데스매치 미션의 첫 무대로 영탁과 천명훈의 대결이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녹화 당시 영탁의 무대는 15번째 순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제작진은 왜 영탁의 무대로 1:1 데스매치 미션을 열었을까. 그 이유는 6일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영탁

1:1 데스매치 경연이 끝난 후 마스터들은 만장일치에 가까운 심사로 영탁에게 진의 왕관을 안겼다.

영탁과 천명훈의 대결은 다소 싱거운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영탁의 무대는 상대적으로 우수했던 게 아니라 데스매치 전체를 통틀어 압도적으로 우수했다. 제작진은 그 결과를 알고 있었고, 시청자들도 납득할 수 있게끔 가장 먼저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진'에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영탁은 "내가?"라고 말하며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무대로 나와 왕관을 쓴 영탁은 "사실 진을 마음속에 둔 적이 없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무대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영탁은 예선부터 팀미션, 1:1 데스매치까지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우승 후보의 면모를 서서히 드러냈다. 댄스 트롯부터 정통 트롯까지 폭넓은 역량을 발휘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탁

선곡 센스는 독보적이다. 예선에서 나훈아의 '사내', 1:1 데스매치에서 강진의 '막걸리 한 잔'을 선곡해 자신의 실력과 매력을 120% 발산했다.

특히 설 특집 방송에서 공개된 '막걸리 한 잔' 무대는 가장 강력한 한 방이었다. 대중적으로 유명하지 않은 곡임에도 과감하게 선곡했고, 자신의 노래인 것 마냥 가지고 놀았다. 가족 시청자들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명절 안방극장에서 '막걸리 한 잔'은 중장년층과 그 자녀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할 만큼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1:1 데스매치는 총 3주에 걸쳐 방송됐지만 가장 첫 번째 무대로 전파를 탄 '막걸리 한 잔'을 능가하는 무대는 나오지 않았다. 제작진 역시 녹화 당시의 분위기와 심사 결과를 고려해 영탁의 무대를 가장 먼저 보여준 것이었다.

영탁

그렇다면 이 여세를 몰아 '어진탁'(어차피 진의 영탁) 공식이 성립될 수 있을까. 속단하긴 이르다. 기부 미션과 준결승, 결승까지 총 세 번의 경연만을 남겨둔 가운데 잠룡의 활약이 우승 향방의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1회 방송부터 강력한 팬덤을 만들어냈던 임영웅은 단 한 번도 진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지만 도전자들이 가장 견제하는 우승 후보다. 인기투표 역시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언제 진에 오른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실력과 인기다.

'진또배기'로 누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찬원 역시 눈여겨봐야 할 잠룡이다. 1:1 데스매치에서도 '울긴 왜 울어'를 불러 '청국장 보이스'의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여기에 심사위원들의 아낌없는 지지를 받고 있는 실력파 김호중과 장민호도 변함없는 우승 후보다.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미스터 트롯'의 최종 우승은 누가 될까. 갈수록 흥미진진해지고 있는 박빙의 경쟁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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