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빅픽처] 봉도르, 오스카도 품을까…'기생충', 266일의 수상 드라마

김지혜 기자 작성 2020.02.10 01:47 수정 2020.02.10 11:03 조회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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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이제 봉도르 아닌 봉오스카다"

결전의 날이 밝았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조여정 등 배우들은 영화 '기생충'으로 영화 산업의 심장부로 불리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다.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외국어영화상)까지 총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수상을 노린다. 한국 영화 10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이뤄지는 도전이다.

기생충

◆ 외국어영화상, 따 놓은 당상인 이유

외국어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것은 90년이 넘는 역사에서 6번밖에 없는 기록이다. 앞서 프랑스의 'Z'(1969), 이탈리아의 '인생은 아름다워'(1998), 대만의 '와호장룡'(2000), 프랑스·독일·오스트리아 합작의 '아무르'(2012), 멕시코의 '로마'(2019)가 있었다.

'기생충'이 후보에 오른 6개 부문 중 수상이 99% 확실시되는 부문은 국제영화상(외국어 영화상)이다. 앞서 작품상 후보에 오른 외국 영화 5편도 모두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확정적인 분위기다. '기생충'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미국 4대 비평가협회로 꼽히는 전미비평가협회, LA비평가협회, 뉴욕비평가협회, 시카고비평가협회에서 모두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며 오스카 트로피 획득에 청신호를 켰다.

기생충

◆ '로컬의 벽' 넘을까?…다관왕 가능성도 있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샘 멘데스 감독의 '1917',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할리우드', '기생충'의 3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 중 '빅3'라 할 수 있는 부문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이다. 미국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에 핵심상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여할 확률은 사실상 희박하다. 지난해 멕시코 영화 '로마'도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외국어 영화 작품상을 노렸지만 감독상 수상에 만족해야 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기생충'의 작품상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카데미가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시상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기생충'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최초의 한국영화"라고 소개한 뒤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또 미국배우조합상에서 앙상블상을 수상한 최초의 외국 영화"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봉준호

더불어 "'기생충'이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한 최초의 외국 영화가 되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말한다"면서 "'기생충'은 아카데미 역사를 극복해야 한다. 아직 어떤 외국 영화도 영어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기생충'의 선전을 응원했다.

미국 LA 타임즈 역시 장문의 칼럼을 통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국제화를 위한 노력을 위해서라도 '기생충'에게 작품상을 수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기생충'이 국제영화상과 더불어 또 하나 노려볼 만한 부문은 각본상이다. 앞서 열린 미국작가조합상에서 봉준호 감독은 한진원 작가와 함께 각본상을 받았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할리우드'와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을 제친 결과다.

조합상은 아카데미 주요 회원이 투표를 하는 만큼 오스카의 향방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국제영화상과 더불어 각본상까지도 기대해볼 만하다. 여기에 감독상까지 수상한다면 '브로크백 마운틴', '라이프 오브 파이'로 감독상을 수상한 이안 감독 이후 아시아 영화인으로는 두 번째가 된다.

작품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한국 영화 최초, 아시아 영화로 최초의 대기록을 달성하게 되며 1955년 영화 '마티'(델버트 맨) 이후 65년 만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둘 다 수상한 작품이 된다.

봉준호

◆ '기생충'은 트로피 헌터…266일간의 수상 레이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단일 영화로 받을 수 있는 모든 상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먼저 지난해 5월 폐막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기생충'이 써내려 갈 역사의 시작점이었다. 칸 수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트로피 레이스가 펼쳐졌다. 지난 8개월 간 전 세계 57개 영화제에 초청돼 55개의 영화상을 수상했다.

초청된 영화제와 수상 면면도 화려하다. 국제비평가연맹상 감독상, 호주 시드니영화제 최고상, 스위스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엑셀런스 어워드, 호주 캘거리 국제영화제 관객상, 미국 필름페스트 919 관객상을 비롯해 미국 5대 비평가 협회 외국어 영화상에 이어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도 청룡영화상, 영평상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상식의 작품상을 석권했다.

오스카

약 8천 명에 이르는 아카데미 회원들은 지난 4일 올해 시상식의 투표를 모두 마쳤다. '기생충'은 오스카 트로피를 몇 개나 챙길 수 있을까. 그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오늘(한국시간 10일) 오후 1시께 확인할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팔메 도르('Palme d'Or')를 수상한 후 '봉도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에 성공한다면 트로피의 별칭인 오스카(Oscar)의 이름을 딴 '봉오스카'라는 별명 하나가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봉준호 '기생충', 8개월 간의 수상 레이스-

2019년 5월 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2019년 5월 국제비평가연맹상 감독상
2019년 6월 호주 시드니영화제 최고상
2019년 8월 스위스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엑셀런스 어워드
2019년 9월 캐나다 캘거리 국제영화제 관객상
2019년 9월 제42회 길드 필름프라이스 최우수국제장편영화상
2019년 9월 미국 판타스틱 페스트 관객상
2019년 9월 미국 크레스트 버트 영화제 최우수 장편 극영화상
2019년 9월 제38회 캐나다 밴쿠버국제영화제 관객상
2019년 10월 제4회 이라크 슬레마니 국제영화제 각본상
2019년 10월 제 2회 미국 필름페스트 919 관객상
2019년 10월 제4회 네덜란드 파를 필름페스트 관객상
2019년 10월 제11회 몽골 울란바토르 국제영화제 관객상
2019년 10월 제43회 브라질 상파울루국제영화제 관객상
2019년 10월 제 36회 미국 마이애미 영화제 GEMS 2019 관객상
2019년 10월 제17회 미국 툴그래스영화제 엑설런트 인 더 아트 오브 필름메이킹상
2019년 10월 제28회 미국 필라델피아 영화제 관객상
2019년 11월 제23회 할리우드필름어워즈 영화제작자상
2019년 11월 제29회 필름프롬더사우스페스티벌 관객상
2019년 11월 제13회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드 최우수 장편영화상
2019년 11월 제3회 한중국제영화제 시나리오상
2019년 11월 제29회 노르웨이 필름프롬 더 사우스페스티벌 관객상
2019년 12월 제9회 호주영화텔레비전 예술아카데미 시상식 아시아 작품상, 최우수 작품상
2019년 12월 미국 애틀란타영화비평가협회시상식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2019년 12월 전미비평가위원회상 외국어영화상
2019년 12월 뉴욕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
2019년 12월 미국영화연구소 특별상
2019년 12월 제4회 마카오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 블록버스터 영화상
2019년 12월 뉴욕비평가협회 온라인어워드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 2019 영화 10선
2019년 12월 제45회 LA비평가협회상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송강호)
2019년 12월 필라델피아비평가협회상 외국어 영화상
2019년 12월 워싱턴 DC 비평가협회상 작품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2019년 12월 토론토비평가협회상 작품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2019년 12월 뉴멕시코 비평가협회상 여우조연상(조여정)
2019년 12월 런던 비평가협회 작품상, 감독상 수상
2020년 1월 제10회 호세 이그나시오 영화제 최우수 장편영화상
2020년 1월 제77회 미국 골든글로브상 외국어영화상
2020년 1월 덴버 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
2020년 1월 하와이 비평가협회 미술상, 외국어영화상
2020년 1월 노스 다코타 비평가협회 시상식 감독상, 외국어 영화상
2020년 1월 네덜란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흑백버전 관객상
2020년 1월 에이스 에디 어워드 최우수 영화 편집상
2020년 1월 트롬쇠 국제영화제 관객상
2020년 1월 제26회 미국 배우 조합인 스크린 액터 길드 어워드 앙상블상
2020년 1월 MPSE 골든 릴 어워드 외국어영화상
2020년 1월 제55회 굴드바게상 외국어영화상
2020년 1월 라티노 엔터테인먼트 기자협회상 외국영화상
2020년 1월 제35회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 올해의 감독상
2020년 1월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관객상
2020년 1월 미국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2020년 2월 미국작가조합상 각본상
2020년 2월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각본상 수상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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