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92회 아카데미] '기생충', 첫 번째 국제영화상…韓 영화 100년의 '쾌거'

김지혜 기자 작성 2020.02.10 12:44 수정 2020.02.10 12:49 조회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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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오스카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올해부터 이름이 바뀐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외국어영화상)의 첫 번째 수상작이 됐다.

9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국제장편영화상의 영예를 안았다.

앞서 미국 4대 비평가협회상과 골든글로브 시상식,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에서 모두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기에 예견된 결과였다. 그러나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서 '기생충'이 호명된 건 남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스페인의 국민 배우 페넬로페 크루즈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페인 앤 글로리'가 후보에 올랐음에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패러사이트'를 외쳤다.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오스카의 외국어 영화상이 국제 장편 영화상으로 바뀐 뒤 받는 첫 상이라 더 의미가 있다"면서 "오스카가 지지하는 방향에 박수를 보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 이 자리에 영화를 만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다 모여 있다"면서 송강호,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박명훈, 조여정, 이선균 등을 호명했다. 배우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관객을 향해 인사를 하기도 했다.

봉 감독은 "홍경표, 양진모를 비롯한 모든 예술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저희 비전을 실행할 수 있게 한 바른손과 CJ 등 모든 관계자 분들 감사하다. 내일 아침까지 술을 마시겠다"고 재치 있는 말로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은 1955년에 첫 선을 보였다. 지난 50여 년 간 아시아 영화가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것은 '기생충'을 포함해 다섯 번뿐이다. 2001년 대만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 2009년 일본 타키타 요지로 감독의 '굿바이', 2012년과 2017년 이란의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이 각각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세일즈맨'으로 두 번 수상한 바 있다.

올해 시상식부터는 외국어 영화상 대신 국제장편영화상이라는 이름으로 상이 수여됐다. 글로벌 제작 환경에 맞지 않은 칭호라는 내, 외부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한국 영화는 매년 이 부문에 한 편의 영화를 출품해왔지만 본상 후보에 오른 건 '기생충'이 처음이며, 수상도 최초다. 더욱이 봉준호 감독은 앞서 수상한 각본상까지 더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총 두 개의 트로피를 챙겼다.

ebada@sbs.co.kr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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