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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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父 빚 때문에 힘들었던 가정사 최초 고백 "결혼식 날도 불안"

강선애 기자 작성 2020.02.12 09:50 수정 2020.02.12 09:58 조회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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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개그우먼 이수지가 아버지의 빚 때문에 힘들었던 가정사를 털어놨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 이수지는 가정사를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2018년 결혼한 이수지는 남편 김종학 씨와 달달한 신혼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는 결혼 생각이 전혀 없었다. 내가 결혼을 하면 엄마 혼자 외롭게 지내야 하니까 결혼하면 혼자 도망가는 느낌이라고만 생각해서 결혼이라는 건 생각을 안 했다"며 '결혼' 자체에 큰 부담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 배경에는 어릴 적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아버지의 부채 사고가 있었다. 아버지의 거듭된 사업실패로 빚을 지며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살았다. 이수지는 빚 독촉 때문에 "전화벨이 울려도 받지 않고, 조용히 있어야 되고, TV 소리도 못 내고 집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 해야 했다"며 힘들었던 당시를 설명했다.

대학에 들어갈 시기에는 등록금이 없어 못 갔고 생업에 뛰어들어야 했다. 이수지는 "난 친구네서 지냈고, 오빠는 고시원에 갔고, 엄마는 친구네 댁에 가셨고, 아빠는 연락이 안 됐었다. '난 언제 데리고 가냐. 왜 엄마 아빠만 서울에 있냐'고 막 공중전화에서 울었던 기억이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수지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돈을 벌면서 방송연예과에 진학해 개그 무대에 서며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그때도 아버지의 빚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공연하는데 객석에서 아빠한테 돈을 빌려준 아저씨가 들어왔다. 아저씨를 보니까 내가 대사를 치다가 너무 놀라서 무대 뒤로 그냥 들어갔다. 너무 창피하기도 했고,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개그우먼으로서 큰 인기를 얻었을 때는 "한 달 수입 2천만 원" 정도가 될 정도로 돈을 많이 벌었다. 그걸로 빚을 갚고 '밑 빠진 독'을 채우기 위해 애썼다. 남편 김종학 씨와 결혼할 당시에도 걱정이 앞섰다. 그는 "결혼식 날도 노심초사한 게, 다른 분들이 오셔서 훼방을 놓으면 어쩌나 했다. 결혼식이 끝나는 순간 기쁨보다는 '훼방 없이 끝났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마음을 털어놨다.

남편 김종학 씨는 아버지의 빚으로 인해 힘든 가정사를 다 알고도 이수지의 곁을 지켰다. 이수지는 "결혼 전 '난 빚이 있고, 드려야 될 돈이 이 정도고, 모아둔 돈도 없고, 빚 갚고 사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썼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갚아야 된다'고 했더니 남편이 선뜻 '같이 하면 된다'고 했다. '같이 갚는다고?' 했더니 '그래 그럼 결혼하자'고 해서 결혼을 했다"며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종학 씨는 "누가 '빚투'가 터졌다 그러면, (아내는) '이제 내 차례인가' 이런 식으로 웃으며 말한다.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저 같았으면 웃음을 주는 직업은 못 했을 거 같다. 세상을 비관적인 눈으로 바라봤을 거 같은데 그렇지 않고 사람이 밝고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게 멋있는 거 같다"며 아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현재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 묻자 이수지는 "안 뵙고 있다. 당장 '아빠'라고 하면 그냥 불안하고 걱정부터 생긴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사진=MBC 방송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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