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영화 스크린 현장

"수상 소감, 불꺼진 후 나선 이유는"…CJ 이미경, 美 언론에 전한 비하인드

김지혜 기자 작성 2020.02.13 15:00 수정 2020.02.13 15:34 조회 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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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솔직히 말하자면 마이크가 내려갔을 때 그게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신호인 줄 몰랐다. 기술적 결함이 생긴 줄만 알았다."

CJ 그룹 이미경 부회장이 미국 영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미경 부회장은 "(작품상 수상 당시) 마이크가 내려갔을 때 그게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신호인 줄 몰랐다. 기술적 결함이 생긴 줄만 알았다"며 "불이 다시 켜지고 톰 행크스와 샤를리즈 테론이 '어서 말해!(go for it)' '계속해!(up)'라고 외치는 모습이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미경 부회장은 '기생충'의 제작사 바른손의 곽신애 대표에 이어 마이크를 잡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 부회장은 봉준호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으며 동생 이재현 CJ 그룹 회장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한국 관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기생충 아카데미 게티이미지코리아

자신이 마이크를 잡은 이유로 "보통은 감독이 수상 소감을 하는데, 봉준호 감독은 '전 말을 이미 너무 많이 했으니, 내가 해라'고 했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미경 부회장을 "CJ의 부회장이자, '기생충'의 총괄 프로듀서, 또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대모'"라고 소개했다. 또한 "봉준호를 비롯한 한국의 많은 예술가들과 한국 영화, TV를 세계 시장으로 진출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부회장은 시상식 날 입은 특별한 의상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꼼데가르송 빈티지 재킷을 리폼해 '기생충은 쿨하다!(PARASITE is cool)'는 메시지, '아임 데들리 시리어스(I'm Deadly Seriousㆍ나 정말 진지해요)' 등 영화의 명대사가 적힌 밴드를 부착했다고 전했다.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이 모든 아시아계 사람들에게 승리처럼 느껴졌다는 할리우드 리포터 측의 말에 이 부회장은 "너무 기쁘다. LA에서 살며 많은 아시아인들이 여러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걸 봤다. 이제 아시아인들이 인정받고 노력을 증명할 때가 됐다"고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난 세계 사람들이 언젠가는 한국의 콘텐츠를 즐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CJ가 제작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열정과 창의력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노력했다"면서 "이렇게 인정받을 때마다 더 많은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에 만족하지 않고 '제2의 봉준호'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우리는 지금도 창작자들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CJ는 다양한 예술 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고, 많은 감독들이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을 위한 더 좋은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아카데미를 위해서 영화를 만들지는 않겠지만, 모든 이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고무되어 새로운 영감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봉준호 작품은 차기작으로 한국 영화 1편과 영어 영화 1편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가 "봉준호 감독과 차기작도 함께 할 것이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우리는 항상 얘기는 하지만 아직은 발표할 것이 없다"며 "봉준호 감독은 '나는 글도, 연출도, 제작도 해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니 좀 기다려 달라했다"고 답했다.

ebada@sbs.co.kr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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