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화)

방송 프로그램 리뷰

"1겹의 속옷 뛰어넘으니"…임현주 아나운서, '노브라 방송' 후 소감

김지혜 기자 작성 2020.02.16 09:09 수정 2020.02.16 14:04 조회 7,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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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라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MBC 아나운서 임현주가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생방송을 진행한 소감을 전했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지난 14일 자신의 SNS을 통해 속옷을 입지 않고 방송을 촬영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과정에서 느낀 생각을 장문의 글로 표현했다.

지난 13일 MBC 다큐멘터리 '시리즈M'에서는 '인간에게 브래지어가 꼭 필요할까?'가 방송됐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주제에 맞춰 브래지어를 입지 않고 사회 활동을 하는 체험을 했다. MC로 출연 중인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 속옷을 착용하지 않고 MBC '생방송 오늘 아침'을 진행한 것.

임현주 아나운서는 "집을 나서기 직전엔 '혹시 모르니 브래지어를 하나 따로 챙겨가야 하나'를 생각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처음 브래지어를 찬 이후로 단 하루도 빠트려 본 적 없는 필수품이었던 애증의 브라여, 오늘 하루 안녕"이라면서 홀가분해했다.

여성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유두 노출에 대한 엇갈린 시선 때문일 것"이라며 "노브라 여성을 봤을 때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럽게 대할 사람이 현재로서 많다고 할 수 있을까? 누가 옳고 그르고를 따지기 전에 단지 익숙하지 않아 어색함을 느끼는 데는 십분 이해할 수 있다"라며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하지만 결을 달리해 노브라를 무조건적인 비난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을 이전의 여러 사례를 통해 우리는 목격했다. '문란하다, 자극적이다, 자기 생각만 한다, 예의가 없다, 꼴 보기 싫다'"면서 타인의 그릇된 시선을 지적하기도 했다.

노브라

생방송을 마친 후 "보는 사람에게도 불편함이 없으리라 생각하니 나도 편안함을 느끼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방송에 임할 수 있었다. 혹시나 해서 살펴본 시청자 게시판에도 항의글 하나 올라오지 않았다. '가끔 이렇게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방송해도 되겠는데?' 신선한 경험이자 발견이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노브라 데이'를 기념하는 의미로 셀프 촬영 스튜디오를 찾기도 했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누군가 찍어주는 사진 말고, 다른 이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촬영해 보고 싶었다"라면서 "몸에 딱 붙는 원피스와 노브라. 그리고 활짝 웃는 내 얼굴. 너무 좋다"고 적었다.

이어 "스스로 자유로워지니 남의 시선도 신경 쓰이지 않게 되는 것을 느꼈다. 스튜디오 여자 대표님과 남자 작가님이 한 공간에 있었지만 나는 노브라를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뭐 좀 보이면 어때' 하고"라면서 속옷의 자유에서 달라진 마음을 느꼈다고 했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남성 제작진들의 변화가 눈에 띄게 보였다면서 "남자 PD는 이전에 브래지어에 와이어가 있다는 사실도, 그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답답함을 느낀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이해가 이해를 낳았다"며 "그러니 혹여 노브라 기사에 성희롱적인 댓글을 다는 남자들이 있다면, 어느 더운 여름날, 꼭 하루는 브래지어를 차고 생활 해 보길 권합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14일에는 "1겹의 속옷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라며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화제가 됐던 봉준호 감독의 발언을 인용해 자신의 생각을 재치 있게 전했다.

이어 "노브라로 생방송하던 날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지만 겉으로 티 나지 않아서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이렇게 해보고 나니 이젠 뭐 어떤가 싶어 졌다. 뭐든 시작이 망설여지는 법이다. 공감과 변화는 서서히"라고 덧붙였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2013년 MBC에 입사했다. '노브라 방송' 뿐만 아니라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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