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기생충' 흑백판, 봉준호 감독이 선택한 장면은?

김지혜 기자 작성 2020.02.17 17:08 수정 2020.02.17 18:23 조회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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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기생충'의 흑백판이 개봉을 앞둔 가운데 봉준호 감독이 직접 고른 미공개 스틸이 공개됐다.

공개된 스틸은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직접 선택한 것일 뿐만 아니라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비주얼을 최초 공개한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기생충

유리 너머로 무언가를 은밀히 보고 있는 전원 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송강호)의 스틸은 흑백의 색감과 송강호의 섬세한 표정이 만나 극의 긴장감을 더욱 강렬하게 담아낸다. 놀란 표정을 지으며 어두운 지하에서 빛이 있는 부엌으로 올라오는 IT기업 CEO 박사장의 아내 연교(조여정)와 입주 가사도우미 문광(이정은)의 모습 그리고 가로수 불빛이 내려앉은 침수된 거리와 집으로 달려가는 전원 백수 가족의 어두운 뒷모습은 흑백의 대비를 통해 그들이 처해있는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느끼게 한다.

기생충

전원 백수 가족의 장남 기우(최우식)의 스틸은 뻗침 머리를 한 어수룩한 청년의 모습부터, 모든 것을 잃고 무미건조한 표정을 짓게 되기까지 그의 폭넓은 감정 변화를 무채색의 색감으로 엿볼 수 있게 한다. 집이 침수가 되고 역류한 하수가 변기 위로 올라오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초월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기우의 동생 기정(박소담)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는 황망한 표정의 문광의 스틸은 그들이 처한 어둡고 답답한 현실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통화를 하는 문광 앞에서 활짝 웃으며 셀카를 찍는 기택, 컵 스카우트 단원이자 인디언 덕후인 박사장의 아들 '다송'(정현준)의 해맑은 모습과 그를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엄마 연교의 모습은 '기생충'의 가족희비극을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기생충

또 '기생충'의 핵심 배경인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부잣집과 오래되고 낡은 기택네 반지하 집을 뚜렷한 명암의 대비로 담아낸 기택과 '기정'의 스틸은 다른 배경만큼이나 극과 극인 두 가족의 삶을 선명하게 보여주며 '기생충: 흑백판'만의 강렬함을 전한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기념해 개봉하는 '기생충: 흑백판'은 오는 2월 26일부터 만나볼 수 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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