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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Y] "'오스카 캠페인'은 게릴라전이었다"

기사 출고 : 2020-02-19 1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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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봉준호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6개월에 걸쳐 펼쳐진 '오스카(아카데미) 캠페인'을 게릴라전(戰)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19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생충'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가능케 한 '오스카 캠페인' 과정에 대해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북미배급사는 네온(NEON)이었다. 신생이고 중소배급사다. 대형 스튜디오의 다른 영화처럼 캠페인 비용을 쓸 수 없다 보니 게릴라전(적이 점령 ·지배하고 있는 지역에서 정규군이 아닌 주민 등이 주력(主力)을 이룬 집단이 열세한 장비를 가지고 기습 ·습격 등을 감행하는 전투 형태)처럼 뛰어다녀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경쟁작들이 LA 시내 전광판, 잡지에 광고를 하면서 영화를 알렸다면 저희는 네온, CJ, 바른손 이앤에이, 배우들이 똘똘 뭉쳐서 팀워크로 물량 공세를 커버했다."고 덧붙였다.

기생충

실제로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지난해 가을부터 미국 내 수많은 영화제를 돌며 오스카 캠페인에 참여했다. 어림잡아 각종 매체의 인터뷰만 600회, 관객과의 대화가 100회 이상이었다. 송강호는 고산지대에서 열리는 텔루라이드 영화제 일정을 소화하다가 쌍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오스카 캠페인'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투표권을 가진 8,500명을 회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각 스튜디오들이 총력전을 벌이는 과정이다. 막대한 인력과 돈이 투입돼 선거전의 양상까지 띤다.  보통 가을부터 시작해 그다음 해 봄까지 이어지는 대장정이다. 그 시작이 8월 말에 열리는 텔루라이드 영화제이며, 끝은 다음 해 3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이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을 맡은 네온은 2017년 설립된 신생 배급사로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때 인연을 맺은 톰 퀸(Tom Quinn)이 이끌고 있다. 매그놀리아픽처스, 와인스타인 컴퍼니 출신의 톰 퀸은 '괴물'(2006) '마더'(2009)의 미국 배급 업무를 맡으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세계에 빠져들었고, '설국열차' 북미 개봉 당시 와인스타인의 가위질을 막으며 상호 간 신뢰를 쌓았다.

현지 사정에 밝은 톰 퀸이 '오스카 캠페인'의 전략을 짰고, CJ E&M이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책정하며 힘을 실었다. 이 돈은 소니, 넷플릭스 등 오랜 역사와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여타 스튜디오가 오스카 캠페인에 쏟은 예산에 비하면 1/3 수준이다.

봉준호

봉준호 감독은 이 치열한 여정을 통해 얻은 바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할리우드' 연출)나 노아 바움백('결혼이야기' 연출) 감독들도 창작활동을 중단하고 오스카 캠페인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 시간을 통해 관계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깊이 있고 밀도 있게 검증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전통이 있는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강호 역시 "단순히 상을 타기 위해 캠페인을 벌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타인들이 얼마나 얼마나 위대한가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또 우리 작품을 통해 세계 영화인들과 어떻게 호흡하고 소통, 공감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오스카 캠페인'의 또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