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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언어 아바타' 샤론 최 "'기생충' 여정은 내게 특권"

기사 출고 : 2020-02-19 17: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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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기생충' 여정은 제게 특권이었어요."

봉준호 감독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무려 네 번이나 올랐다. 그가 가져간 오스카 트로피만 4개. 월트 디즈니 이후 개인이 가져간 트로피 중 최다다.

이 영광의 순간을 함께 누린 인물이 있다. 바로 '봉준호의 언어 아바타'로 불리는 샤론 최(한국명 최성재, 28)다. 봉 감독의 통역을 담당한 샤론 최가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오스카 캠페인' 여정에 대해 말했다.

샤론 최에 대한 관심은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 소식과 함께 폭발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샤론 최를 인터뷰하는 일은 봉준호 감독을 만나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다. 국내 방송사와 매체들은 CJ ENM을 통해 연락을 하려고 했지만 본인이 고사해 이뤄지지 않았다.

19일 버라이어티가 공개한 기고문에 따르면 샤론 최가 봉준호 감독의 통역 의뢰를 받은 건 칸영화제가 열리기 한 달여 전인 2019년 4월. 당시 단편 영화 각본을 쓰느라 바빴던 탓에 "다음번에는 가능하오니 부디 다시 연락해주세요"라고 답을 보냈다.

샤론

며칠 후 재요청이 들어왔고, 샤론 최는 칸영화제 때부터 봉준호 감독의 전담 통역사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샤론 최는 "가장 좋아하는 메모지와 펜을 가지고 책상에 앉아 화장실에 가지 않아도 되도록 방광이 한 시간 가량 버텨주기를 기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샤론 최는 전문 통역사가 아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녀 영어가 능통하지만 전문적으로 통역 업무를 한 경험은 없었다. 그러나 영화를 전공한 영화학도라는 점은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로서 큰 이점이 됐다. 그의 팬이었던 탓에 그의 영화 언어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고, 영화 전반에 대한 지식이 폭넓었다.

샤론 최는 "지난 6개월 간 목소리를 보존하려고 노력하면서 끝없이 허니 레몬차를 주문했다"고 마인드 컨트롤 비법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내가 존경하는 그분의 말을 잘못 전달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싸웠다"면서 "무대 공포증에 대한 유일한 치료법은 무대 뒤에서 하는 10초 간의 명상이었고 그들이 보고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는 점을 아는 것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오스카 캠페인'을 모두 마친 샤론 최는 "봉 감독과 함께 한 모든 여정은 특권 그 자체였다"는 의미 부여를 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진정한 선물은 내가 이 일을 하는 동안 매일 보는 팀원들과 아티스트들과 맺게 된 일대일 관계들"이라며 "이 사람들과 다시 일할 기회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시간을 보낼 것이다"라고 영화인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샤론 최는 통역사에서 신인 감독으로 돌아간다. 현재 준비 중인 영화에 대해서는 "내 마음과 가까운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은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조적"이라는 마틴 스콜세지의 말을 봉준호 감독처럼 인용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삶에서 일상으로 돌아가 '다음'을 기약하는 샤론 최의 겸양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