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도망친 여자' 홍상수X김민희, 4년째 계속된 '마이웨이'

김지혜 기자 작성 2020.02.26 09:58 수정 2020.02.26 11:23 조회 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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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4년째 동반 행보를 이어가며 국내외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25일(한국 시각)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신작 '도망친 여자'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변호텔'(2019)의 해외 일정 이후 약 1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유럽은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는 만큼 이날 취재진은 두 사람이 일곱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에만 관심을 가졌다.

홍상수 감독은 '도망친 여자'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사실은 저도 아직 그게 무엇인지 결정하지 못했고, 정의 내리고 싶지 않다. 작품을 보고 관객분들이 느끼시길 바란다"라고 답변했다.

도망

주제의식을 표면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일상의 이야기에서 인물과 인물의 움직임을 쫓으며 의미를 파생하는 특유의 연출 스타일에 대해서는 "저는 한국 사회의 일반적인 주제를 영화에 담지 않는다. 개인적인 것을 담는다. 어떤 목적보다 내게 오는 걸 기꺼이 받아들인다"라며 "만약 내가 한국 사회의 일반적인 것을 영화로 표현한다면 높은 완성도의 작품이 나오지 않을 거다. 나는 그렇게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홍상수 감독은 배우에게 촬영 전 전체 대본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당일 찍을 분량의 대본을 그날 아침에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민희는 "저는 감독님이 써주신 대본대로 잘 외워서 전달만 하면 좋은, 의미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최대한 감독님이 쓰신 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의도에서 너무 벗어날 때면 감독님이 잘 잡아주시기도 했다"라고 남다른 신뢰를 보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상수 감독은 유창한 영어로 유럽 기자들의 질문에 상세하게 답했다. 김민희가 기자의 질문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는 홍상수 감독이 대신 통역을 해주기도 했다. 두 사람의 손에는 똑같이 생긴 반지가 끼여져 있었다.

홍상수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2015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2016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자간담회에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파격적인 선언을 한 이후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김민희는 미혼인 반면 홍상수 감독은 가정이 있기 때문이다.

홍상수 감독은 이후 부인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유책 사유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두 사람은 2016년 이후 국내 행사에서는 모습을 감춘 반면 해외 영화제 일정에는 동반 참석하는 '마이웨이'를 보여주고 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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