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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인비저블맨', 저예산 스릴러의 좋은 예

기사 출고 : 2020-02-28 11: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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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저블맨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역시 '블룸하우스'다. 저예산 호러 명가로 자리매김한 블룸하우스가 흥미로운 콘셉트의 영화로 할리우드와 충무로를 동시에 사로잡았다.

'인비저블맨'은 지난 26일 국내에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미국에서도 박스오피스 정상을 예약했다.

북미 박스오피스 모조가 예상한 첫 주 오프닝 스코어는 약 3천만 달러. '인비저블맨'은 개봉 첫 주에 제작비 3배가 넘는 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 '더 퍼지' 시리즈, '인시디어스', '겟아웃', '어스'에 이은 블룸하우스의 또 하나의 히트작이 탄생했다.

세실리아(엘리자베스 모스)는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려는 남자친구 애드리안에게서 도망친다. 친구의 집에 숨어 지내는 사이 남자친구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다. 이후 그가 남긴 거액의 유산까지 상속받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자신의 주변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맴돌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인비저블

영화의 제목 그대로 투명인간(The Invisible Man)이라는 설정을 끌어왔다. 보이지 않는 적과 주인공의 쫓고 쫓기는 싸움이 긴장감의 동력이다.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 '할로우맨' 설정과 유사해 보이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시나리오가 촘촘한 영화라고는 볼 수 없다. 영화적 허용이라고 하더라도 논리적으로 따지면 구멍이 크다. 투명인간이라는 설정을 현실 기반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삐걱거리는 지점도 많다. 그러나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강약을 조절한 사운드를 활용해 관객을 극 안에 묶어 놓는다.

영화가 허구의 세계를 창조하고 꾸며낸 이야기를 다루는 과정이라면 리 워넬 감독은 거짓말을 그럴 싸게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다. 각본은 쓴 '쏘우'와 '인시디어스', 연출작 '업그레이드'에서도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해 흥행 신화를 만들어냈듯 '인비저블맨'에서도 만만치 않은 내공을 발휘했다.

가스라이팅, 프라이버시 침해, 과학의 발전과 폐해 등의 화두를 넌지시 던지며 귀신보다 무서운 것들에 이야기하기도 한다.

인비저블

이 영화에서 제2의 주인공은 음향 효과다. 적절한 사운드 활용으로 긴장의 끈을 풀었다 묶기를 반복한다. 보이지 않는 공포에 직면한 주인공의 심리를 동반 체험하게 하는 효과를 낸다.

엘리자베스 모스의 히스테리컬한 연기도 영화의 긴장감을 배가 시킨다. 2017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스퀘어'에서 도발적인 연기로 주목받은 엘리자베스 모스는 '갈매기', '미스터 스마일', '어스' 등의 작품을 거치며 연기력이 한층 무르익었다.

'인비저블맨'에서는 소시오패스 연인에게서 헤어 나왔지만 투명 인간의 존재로 인해 내면이 피폐해져 가는 강렬한 연기로 화면을 장악한다.

팽팽한 중반부까지의 여정에 비해 결말은 다소 싱겁다. 그나마 두 개처럼 느껴지는 엔딩을 통해 관객마다 반전의 해석을 달리 할 수도 있겠다.

블룸

'인비저블맨'의 제작비는 700만 달러. 한화로 약 85억 원이다. 할리우드에서 저예산으로 분류되는 규모고, 충무로에 대입해도 큰 제작비는 아니다.

작품별 완성도와 재미의 편차가 크다고는 하지만 블룸하우스는 (규모는) 작지만 (재미가) 큰 영화를 만들 줄 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야기를 별 것처럼 만드는 특별한 재주를 보여줄 때가 있다. '인비저블맨'은 사건이 일어나는 주요한 공간 두 세 곳을 집중적으로 활용해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솜씨가 돋보인다.

감독의 개성과 야심을 죽이지 않는 것이야 말로 영화 제작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지원이자 후원임을 새삼 느낀다.

* 공포 영화의 단골대사 "서프라이즈~!"가 반전을 해석하는 열쇠다.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