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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랩] 영탁, '막걸리 한잔' 틀 깼다…우려→극찬으로 바꾼 도전

김지혜 기자 작성 2020.02.28 08:44 수정 2020.02.28 11:37 조회 17,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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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막걸리 한잔'은 영탁의 대표 무대였지만 동시에 넘어야 할 산이기도 했다. 무려 한 달 만에 솔로 무대에 선 영탁은 비장의 무기가 필요했다. 그가 선택한 것은 스스로의 틀을 깨는 도전이었다.

지난 27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은 '레전드 미션'으로 준결승 1라운드가 펼쳐졌다. '레전드 미션'은 한국 트로트의 전설이라 불리는 남진, 주현미, 설운도의 히트곡 중 하나를 선택해 전설 앞에서 무대를 꾸미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영탁이 선택한 레전드는 주현미였다. 음역대가 높은 여자 노래인 데다 주현미의 대표곡은 원곡자의 개성이 뚜렷해 소화하기 쉽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 끝에 한 선택이었다.

노래를 고르기에 앞서 후배들 앞에서 주현미의 대표곡을 몇 소절씩 불렀다. 그때마다 "'막걸리 한잔'인데?"라는 반응을 얻었다. 뭘 불러도 '막걸리화' 되는 것이 문제였다.

레전드의 멘토링을 받는 날, 영탁이 선보인 노래는 '추억으로 가는 당신'이었다. 영탁의 노래를 들은 주현미는 "이 노래는 이미 슬프기 때문에 리듬을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감정을 과하게 쏟으며 부르는 방식은 이 노래와는 맞지 않다고 지적한 것이었다.

영탁은 레전드의 뼈아픈 조언을 들을 후 연습을 거듭했다. 준결승 무대에 오른 영탁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무대를 즐기기만 한 종전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레전드 앞에서 그의 대표곡을 부른다는 것은 적잖은 부담이었을 터.

미트

주현미의 우려와 달리 영탁은 도입부부터 리듬에 목소리를 살포시 실었다. 감정을 절제하면서 한 소절 한 소절 담백하게 불러나갔다. 노래 내내 발로 박자를 맞춰가며 템포를 조절했다.

1절은 노래의 특징을 살려 리듬에 중점을 뒀다면, 2절부터는 영탁만의 개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미성과 탁성을 오가며 노래를 가지고 놀았고, 박자를 밀었다 당기며 감칠맛을 더했다. 후렴구의 가사 "떠나야 할 까닭일랑~" 부문에서는 한 키를 올려 특유의 고음을 뽑아냈다. 노래가 끝나자 관객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모든 부담과 긴장감을 떨친 영탁은 후련한 듯 미소 지었다.

주현미는 "정말 잘 들었다. 이 노래 자체가 슬프니까 리듬을 잘 타야 된다. 리듬을 못 타면 기교를 넣기 어려운 곡인데 리듬을 멋지게 타면서 그러면서도 자기만의 실력을 맘껏 펼쳤다. 너무 멋졌다"고 극찬했다.

장윤정 역시 "노래할 때 보니까 미쳐서 하는 것 같다. 노래에 미쳐서 하는 사람을 어떻게 이기겠는가. 그 흥을 관객들도 느낀다는 건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는 거다. 영탁 씨 무대에서는 흠잡을 게 없다. 나중에 너무 유명해져서 나랑 안 놀아줄까 봐 걱정되는 것 말고는 흠이 없다"고 호평했다.

영탁은 952점을 받아 앞선 무대에서 944점을 받은 장민호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날 최종 결과는 임영웅에 이은 2위였다. 2라운드 듀엣 미션과 합산해 준결승 최종 점수가 결정된다.

영탁은 '미스터트롯' 중반 이후 강력한 우승자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실력과 인기 면에서 이미 상위권이지만 자신의 틀을 깨는 도전을 거듭하며 시청자들의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매회 '막걸리 한잔'을 자체 경신하는 무대를 선보이며 우승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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