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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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방송 본 故 이지은 동생 "유가족 상처 난도질…언니 죽음 이용하지 말라"

강선애 기자 작성 2020.03.04 09:55 수정 2020.03.04 11:48 조회 21,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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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그룹 에프엑스 멤버 루나가 방송에 출연해 설리와 친구 이지은 씨의 연이은 사망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런데 방송 이후 이지은 씨의 유가족이 루나를 향해 불쾌한 마음을 토로했다.

루나는 지난 3일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지난해 설리에 이어 한집에 살던 일반인 친구 이지은 씨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루나는 이지은 씨에 대해 "저한테는 가족이었다. 실제로 저희 집에 같이 살았고, 둘도 없는 친구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사실을 전하며 "삶이 너무 괴로웠나 보다. 제가 다 이해할 수 없지만, 너무 고통스러웠을 거라는 것만 안다. 저랑 비슷한 게 많은 친구였다. 서로 많이 의지했고, 우리 둘이 같이 잘 이겨내서 잘 살자. 그런데 그날 그렇게 가버릴 줄 몰랐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 씨는 루나와 고교 시절에 처음 만나 연습생 생활을 함께 한 가수 지망생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송 이후 이지은 씨의 동생 A씨는 자신의 SNS을 통해 "과연 이게 남겨진 유가족에게 할 언행인가?"라며 "설리는 같은 멤버였고 연예인이고 우리 언니는 일반인이었는데 왜 사적인 내용까지 다 공개하며 말하는 걸까"라고 방송 내용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언니 추모 게시글 올렸을 때도 에프엑스 팬들이 나한테 메시지 진짜 미친듯이 보냈었고, 다른 우리 언니 친구분에게는 나한테 페이스북에 지금 동생분 인스타 주소 올라왔다고 괜찮냐고 안부까지 물으신 적이 있었다. 그 사람들은 죽은 사람 동생에게 연락해놓고 루나가 슬프다며 루나를 위로해 달라더라. 어이가 없어서 기가 찼다. 유가족에게 연락해서 한다는 말이 고작 저거구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때도 아 둘이 정말 절친한 친구사이였는데 추모글 올릴 수 있지. 그럴 수 있지. 감수해야 할 일이지. 생각했고 박선영(루나 본명) 그분에게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혹시나 자기가 한 일로 유가족이 더 피해나 상처 입었단 걸 안다면 본인 스스로 더 힘들어할까 봐 없던 일로 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오늘 일은 진짜 납득이 안된다"라고 전했다.

A씨는 "적어도 유가족에게 연락해서 허락은 받고 언급하고 촬영 갔어야죠"라며 "가족들 아무도 모르고 심지어 가족 중에 박선영(루나) 그분과 왕래가 좀 있었던 게 나인데 나한테도 연락 없으셨잖아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일반인 언급하며 촬영까지 할 생각을 했나"라고 따져 물었다.

'사람이 좋다' 방송에서 루나는 이지은 씨와의 인연을 소개하고 납골당에 찾아가 눈물을 흘렸다. 이 과정에서 이지은 씨의 얼굴이 사진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방송 이후 이지은 씨의 이름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와 함께 '이지은 사망'이라는 검색어도 등장했는데, 동명의 본명을 가진 가수 아이유가 소환되며 깜짝 놀라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반응들도 나왔다. 일부 네티즌은 악플을 남기기도 했다.

고인의 동생 A씨는 이런 네티즌 반응에 "유가족들이 언니 죽음이 이슈 되면서 묻어두고 품어둔 아픈 상처가 다시 난도질당하고 힘들 거란 생각은 안했냐. 사람들도 다 아이유인줄 알았다. 낚였다 등등 우리 언니 죽음을 가십처럼 대하는 대중들과 그걸 보는 유가족들 생각을 하셨냐"라고 분노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저는 진짜 너무 불쾌하고 화나고 이 태도에 대해 이해할 수가 없다"며 "제발 우리 언니 죽음을 이용하지 말라. 그게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도 잘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사진=MBC 방송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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