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수)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그것이 알고싶다' 벗방 카르텔, 최회장과 판꿀이는 실존 인물?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0.03.22 01:17 수정 2020.03.22 16:31 조회 9,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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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벗방 카르텔의 진짜 실체는?

21일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회장님 위의 회장님 - 벗방 카르텔의 진실'이라는 부제로 벗방에 대해 조명했다.

클릭 한 번이면 어디서든 쉽게 접속이 가능한 성인 방송 벗방, 벗방이랑 소위 벗는 방송을 뜻한다. 이 벗방은 단순한 노출부터 시작되어 유사 성행위까지 상상 그 이상의 것들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사이트의 음란방송 금지 배너를 비웃기라도 하듯 성인 인증만 하면 수십, 수백 개의 음란 방송이 등장했다.

또한 이 벗방에는 하루에 수천만 원이 넘는 후원 아이템을 받아 하룻밤 사이에 수천, 수억을 버는 BJ들도 있다고.

믿을 수 없는 액수를 벌어들이는 벗방 BJ의 부를 축적해주는 것은 바로 큰손, 열혈팬들이다. 이들은 BJ들에게 후원한 금액에 따라 순위와 직함을 부여받고 이들은 그 순위와 직함에 집착하며 더 큰 후원 아이템을 보낸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벗방 BJ들은 단순하게 방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엔터라고 불리는 기획사에 소속되어 콘텐츠를 기획하고 엔터에 의해 관리까지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벗방이 활성화된 것은 불법 몰카 영상이 은밀하게 공유되던 위디스크의 양진호가 구속된 다음이었다. 위디스크에서 불법 몰카 영상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인터넷 성인 방송이 그 자리를 고스란히 꿰차게 된 것.

또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녹화가 다운로드가 안 되는 벗방 영상은 너무도 손쉽게 녹화되어 해외 불법 음란 사이트에 불법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라이브 방송 영상에는 음식점 메뉴판 같은 아이템 목록이 등장했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은 아이템을 보내고 자신이 원하는 요구 사항을 요청했다. 또 여성 BJ가 대부분인 벗방에는 간혹 남자 BJ도 등장했다. 그들의 역할은 시청자들의 주문대로 여성의 특정 부위를 폭행하는 것으로 충격을 자아냈다.

그리고 방송 내용보다 더 놀라운 것은 시청자들의 반응이었다. 시청자들은 남성 BJ를 향해 "더 세게 때려라. 오늘도 감사하다. 오늘도 좋은 구경을 한다" 등 믿을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았다.

또한 일정 금액의 아이템을 내야 입장이 가능한 팬 방에서는 일반 방송보다 수위가 높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팬 방은 성기 노출 직전 블라인드가 되곤 했는데, 이 블라인드는 마치 얼마나 과감한 노출을 하는 방송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엉뚱한 지표로 쓰이고 있었다.

이런 벗방에 대해 전문가들은 "게임 속의 한 캐릭터로 들어가서 상대를 굴복시킬 수 있는 경험, 이는 대단히 자극적인 것이다. 그리고 내가 많은 것을 지불할수록 내 가치는 높아지고, 이런 것을 경험하면서 중독이 되는 거다"라고 분석했다.

한 방송에서 회장이라는 직함까지 얻으며 후원 아이템으로 수 천만 원을 쏜 한 남자는 월급 500여만 원을 받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정신병도 있었던 것 같다. 개인 연락처를 받는 선물을 받았는데 짜릿하더라. 방송에 대한 애착이 생기면서 아이템을 보낸 순서대로 순위가 올라가는데 순위가 떨어지기 싫어서 더 아이템을 보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는 왜 회장 자리를 내려놓았을까. 그는 "이쪽에서 좀 유명한 큰손이 등장했는데 그 사람이랑 경쟁을 하다가 밑천을 다 잃었다. 그래서 더 이상 아이템을 안 보냈는데 그 후로 BJ는 연락처도 바꾸고 더 이상 연락이 안 되더라"라고 했다. 그는 "돈이 허공에 날아간 느낌이었다"라며 지난날의 자신을 후회했다.

또한 가장 비싼 아이템인 방종 아이템에 대해서도 말했다. 방송 종료를 임의로 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이 아이템을 쓰면 방송을 종료하고 해당 BJ를 직접 만날 수 있다고. 그런데 이것이 단순한 만남인지 아니면 성매매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주로 아이템을 많이 쏘는 이들은 큰손 연합이라고 그룹을 이뤄 따로 모임도 갖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 취재 과정에서 판꿀이라는 한 큰 손을 포착했다. 그는 4명의 BJ방에 동시에 큰손으로 올라있던 것.

이에 일부는 "흔히 말하는 뻥템이라고 한다. 가짜 아이디로 가짜 아이템을 사용하고 열혈 팬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사림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취재진은 판꿀이를 추적하며 그가 큰손으로 있는 BJ의 방에 들어가 직접 그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BJ는 다짜고짜 욕설을 하며 "소신발언 하나 하겠다. 당연히 거기서 뭐 촬영을 하고 하는 거는 상관이 없지만 악마의 편집은 안 했으면 좋겠다. 상위권 BJ는 뻥콘이 있다, 뭐 잘못된 게 있다 이런 헛소리를 많이 할 거 같은데 그게 사실인 양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묻지도 않은 말을 했다.

이어 취재진은 성인방송 BJ로 활동했던 유미 씨를 만났다. 이 여성은 "나처럼 모르고 왔다가 이렇게 된 사람도 많을 거다. 엔터를 끼고 있던 BJ도 알고 보면 다 빚더미에 앉아있다"라며 자신은 몇 달 전 힘들게 엔터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BJ의 수익 구조에 대해 말했다. 엔터가 BJ에세 장소 등 방송에 대한 모든 것을 대주고 수익의 60%를 가져간다는 것. 실제 수익금을 해당 온라인 방송 사이트와 나누고 이것을 엔터와 나누면 실제로 BJ가 갖는 수익은 불과 2,30%라는 것.

또한 이 수익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랐다. 이 여성의 주장에 따르면 가짜 시청자나 가짜콘을 사용해 진짜 시청자들을 속이고 BJ에게 월급을 줄 때는 가짜를 빼고 준다는 것. 이에 여성은 "방송을 30명이 본다면 실제로 보는 사람은 1,2명이다. 엔터의 사장과 직원들이 만들어낸 가짜 아이디로 가짜 아이템을 쏘고 열혈 팬들의 경쟁을 부추기면서 호구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취재진은 한 엔터사가 BJ에게 가짜 아이디와 가짜 아이템 사용을 유도한 음성 파일도 확인했다. 이에 해당 엔터에 가짜 아이디와 아이템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엔터 대표는 "그걸 왜 우리가 확인을 해줘야 하냐. 사실이 아니다. 다 허위다"라며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유미 씨는 "1400만 원을 하루에 버는데 눈 딱 감고 벗으면 된다 하면 어린 친구들은 응하는 경우가 많다. 가짜에 속아서 하려고 하는데 그게 진짜가 아니다. 그리고 다 그렇게 많이 버는 게 아니다"라며 잘못된 유혹에 현혹되지 말 것을 부탁했다.

실제로 BJ를 모집하는 엔터 사들은 월 4,500 이상의 수익을 보장한다고 했다. 또한 돈이 급하다는 이야기에는 19금 방송을 권유하며 한 달에 3,4천을 쉽게 번다고 했다. 이 같은 이야기에 한 엔터사와 계약을 한 미소 씨.

그녀는 한 달에 100만 원 이상을 가져간 적이 한두 번 밖에 없다고 했다. 노출 방송이 아닌 일반 소통 방송을 했던 그녀에게 엔터 사는 망사팬티나 티팬티를 보내오며 노골적으로 노출을 부추겼다. 어떤 날은 왁싱샵 회원권을 보내며 왁싱을 하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회사뿐만 아니었다. 소통 방송에서도 시청자들의 요구는 끝이 없었다고. 시청자들은 "더 야하게 해 봐라. 안 하면 날 무시하는 거다"라며 욕설까지 했다.

그렇다면 이런 수모 속에서도 방송을 계속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미소 씨는 뒤늦게 계약서에서 엄청난 위약금의 내용을 확인했다. 계약서에는 계약을 해지할 시 월 최고 매출액을 2배로 곱해서 계약 잔여 개월 수의 위약금을 내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던 것.

이에 계약이 불합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미소씨는 회사에 항의를 했다. 하지만 엔터 사는 그녀의 항의를 묵살하고 엄포를 놓았다.

이후 딱 한번 방송에서 노출을 감행한 미소 씨. 그러자 그녀의 영상이 해외 사이트에 유출되었다. 이에 미소 씨는 다시 엔터 대표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 항의를 했다.

그러자 대표는 "네가 이상한 거 아니냐? 네 몸인데 뭐가 어떠냐. 뭐가 그렇게 심각해? 그런데 삭제해달라고는 해볼게. 그런데 해외 사이트 영상을 지우는 건 어려워. 돈을 많이 벌어오면 외국 사이트 영상을 지울 수 있는 사람을 구해오겠다"라고 말했다고.

이런 불합리한 일을 겪은 BJ들은 자살 충동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BJ들은 "영상을 유출한 곳이 팬 방이었다. 팬들도 이러는데 영상을 녹화한 다음에 협박할 수도 있을 거 같았다"라며 "본인이 선택한 거라고 경찰이 도와주지도 않을 거 같다"라고 절망했다.

미소 씨는 "물론 제가 했다. 제 스스로 노출을 했다. 그런데 너무 억울하더라. 그 영상을 유포한 게 잘못한 거고, 노출을 할 수밖에 없게 한 게 잘못인데 왜 내가 고통받아야 하나"라고 했다.

가짜 아이디와 가짜 아이템으로 이익을 챙기는 엔터사와 온라인 방송국. 그리고 그 뒤에는 연동 TV라는 것이 존재했다. 실제 본사는 서버만 지급할 뿐 BJ들의 홍보는 연동 TV가 한다는 것. 그리고 연동 TV와 엔터는 거의 같은 회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연동 TV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판꿀이가 연동 TV로 아이템을 주로 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15%를 페이백을 받는데 이것을 현금으로 받는다는 것, 이에 혹자는 그가 벗방을 이용해 돈세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이라는 거물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의 존재에 대해서는 모두 알고 있지만 그가 정확히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답은 회피했다.

판꿀이가 가장 많은 아이템을 후원한 BJ 회사를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최 회장을 찾았다. 그러자 그곳의 직원은 의아한 기색 없이 다른 직원을 만나러 갔다. 잠시 후 돌아온 직원은 "최 대표님은 여기 대표님이 아니신데. 그거에 대해서 변호사 검토 후 답변을 드릴 테니까 돌아가라"라며 문을 걸어 잠갔다.

문제의 회사는 지난해 회사 자산을 33억에 넘기는 조건으로 본사인 인터넷 방송사 P사의 주식을 확보하고 있었다. 온라인 방송사에서는 왜 연동 TV의 회원 정보를 거액에 사 왔을까?

이에 전문가는 "회원정보를 더 모아서 팔고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돈 것 같다"라며 "양수인과 양도인 사이에 특수한 관계가 있어서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경우라면 위법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했다.

또한 "이 회사가 자본금이 3억짜리 회사였다. 그러다가 2015년에도 240억에 팔았다. 대박 친 거다"라고 했다. 또한 판매한 회사는 현재 매출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 방송사의 아이피에 연결된 연동 TV 도메인이 무려 400개에 이르렀다. 그리고 웹사이트들은 연동 TV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한 신생 인터넷 방송 사이트는 100여 개의 성인 전화 사이트와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문가는 "악성코드 유포할 때 이런 형태를 띤다. 도메인이 차단당할 경우에 악성 코드를 계속 유포해야 될 경우에는 도메인을 계속 바꿔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는 인터넷 방송의 서버 보완이 불법 유출에 특히 취약한 형태를 띠게 되는 것이었다.

변호사는 "지금 현 상태는 법의 사각지대. 법을 벌어들이는 수익구조는 너무나 쉽다. 그래서 여성들도 빠져들고 사업자들도 생겨나는 형태다. 거기에 돈을 어마어마하게 쓰는 사람들도 늘어나는데 이 모두 사회적인 폐해다"라고 분석했다.

표창원은 "한마디로 온라인 성매매다. 온라인 성매매 특별법이라든지 이러한 형태로 잘못된 착취적이고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이고 대단히 반사회적인 조직적 범죄 행위를 제대로 수사하고 법체계에 맞는 형벌을 부과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입법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소라넷과 웹하드 카르텔에 이어 인터넷 성인 방송의 탈법 행위까지 온 추적 과정은 온라인 성착취 구조를 뿌리 뽑으려는 우리의 의지다. 돈벌이와 뒤틀린 욕망을 채우기 위한 성착취의 검은 고리가 갈수록 더 교묘하고 악랄하게 온라인 세계에 숨어드는 현실을 이대로 지켜볼 수 없다"라며 다음 주 텔레그램 N번방의 실태와 박사라고 불리는 극악한 범죄자에 대한 취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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