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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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마지막 가는 길, 외롭지 않았다"…故 문지윤 父, 손편지로 전한 감사인사

강선애 기자 작성 2020.03.23 13:37 수정 2020.03.23 14:21 조회 2,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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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윤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으로 안타까움을 남긴 배우 문지윤의 아버지가 아들의 영면을 기원해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23일 소속사 가족이엔티의 양병용 대표는 고인의 아버지로부터 받은 손편지를 공개했다. 양 대표는 지난 20일 고인의 발인이 잘 끝나고 영면에 들었다며 "어제 故 문지윤 군의 부친 문광석 님께서 저에게 지윤이를 애도해주시고 조의를 표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편지를 주셨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분 한 분 찾아 뵐 수 없는 현실과 상황이라 이렇게라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손편지 공개 이유를 덧붙였다.

더불어 양 대표는 "지윤이의 발인식 날, 절친한 배우 조달환 님께서 둘도 없이 친했던 동생 지윤이를 생각하며 하루 종일 솟대를 만들었고 지윤이의 부모님께 마음을 담아 사진을 선물했다"며 배우 조달환이 고인을 기리며 만든 솟대 사진도 공개했다.

문지윤

공개된 손편지에서 고인의 아버지는 "아직까지 믿기지가 않고 가슴이 아리고 먹먹하기만 하다. 하지만 지윤이가 소천하고 장례 기간 동안 정말 많은 분께서 함께 아파해주시고 함께 울어주시고 같이 고생해주셨기에 힘을 내어 본다"라고 전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연기의 꿈을 안고 달려온 성실한 배우였고, 농구동호회 활동을 즐겼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아들에 대한 추억을 꺼내놓은 아버지는 "아들이 갑작스럽게 집에서 목이 아프다며 이틀을 고열에 시달렸고, 병원 입원 후 치료를 받다 삼일 만에 하늘나라로 떠났다"며 가슴 아파했다.

문지윤

아버지는 "지윤이를 잃고 장례를 치러야 함에도, 현 시국의 안타까운 코로나19의 상황과 심각성으로 걱정과 우려되어 저는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려 하였지만, 코로나의 위험과 바쁘시고 힘드신 상황 속에서도 지윤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러 한걸음에 달려와 주신 너무 많은 분들이 계셨고 그로 인해 지윤이 가는 길 마지막까지 외롭지 않게 잘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마시고 지윤이와 웃으며 좋았던 기억, 보잘것없지만 심성 하나만큼은 참 착하고 연기만 생각했던 배우 문지윤으로 오래 간직해 주셨으면 하는 아비의 간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故문지윤은 인후염 증상이 심해져 지난 16일 병원에 입원했는데, 상태가 악화돼 급성 패혈증으로 지난 18일 사망했다. 향년 36세, 젊은 나이에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문지윤의 비보에 많은 동료들과 팬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다음은 고인의 아버지 문광석 씨의 손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故 배우 문지윤의 아버지 문광석입니다.

급작스럽게 아들을 하늘로 보낸지 벌써 3일째가 되었네요.
아비인 저도 아직까지 믿기지가 않고 가슴이 아리고 먹먹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지윤이가 소천하고 장례 기간동안 정말 많은 분께서 함께 아파해주시고 함께 울어주시고 같이 고생해주셨기에 힘을 내어 봅니다.

정말 많은분들께 너무나 감사해서 이렇게 글로 나마 저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희 지윤이는 중학교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다며 집에서 거리가 먼 곳에 있는 연기학원을 걸어서 오가며 길거리에서 발음과 발성연습을 하고 오디션에 필요한 대사나 몸짓을 연습하는 연기의 꿈이 간절했던 아이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하여 19년 동안 많은 작품을 연기하였고. 작품에 캐스팅이 되면 함께 일하는 감독, 작가, 스텝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또 쉬는 날에도 연기자들이 모여 만든 진혼의 농구팀에서 형. 동생들과 신나게 농구하고 집에 돌아오면 어린아이처럼 기쁘게 부모에게 수다를 늘어놓고는 하였습니다.
집 밖을 나가지 않거나 혼자 있는 시간에는 독학으로 터득한 그림을 그리며 지윤이만의 세상을 그려나가곤 했고, 불과 몇 주전에는 15년만에 CF를 찍게 되었다며 기뻐하며 제주도로 촬영가 너무 행복하고 정말 재미있었다고 CF감독님께 자신의 연기를 인정받고 있음에 큰 행복을 느꼈다며 저에게 긴긴 수다를 늘어놓았는데.. 마지막 작품이 되었네요.

더욱 본인 스스로를 다잡고 열심히 배우를 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던 아들이 갑작스럽게 집에서 목이 아프다며 이틀을 고열에 시달렸고, 병원 입원 후 치료를 받다 삼일만에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지윤이를 잃고 장례를 치러야함에도, 현 시국의 안타까운 코로나19의 상황과 심각성으로 걱정과 우려되어 저는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려 하였지만, 코로나의 위험과 바쁘시고 힘드신 상황 속에서도 지윤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러 한걸음에 달려와주신 너무 많은 분들이 계셨고 그로인해 지윤이 가는길 마지막까지 외롭지 않게 잘 마무리 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먼저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해주신 지윤이를 오랫동안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팬분들과 시청자 여러분들과 또 함께 울어주시고 슬퍼해주신 감독, 작가, 스텝, 수많은 제작진, 그리고 지윤이와 연기하고 같이 땀흘렸던 모든 배우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랫동안 동료로 형으로 친구로 함께 건강과 우정을 나눴던 지윤이가 너무나도 좋아했던 진혼 농구단에도 지윤이를 보살펴 주셨음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저희 지윤이가 보잘 것 없지만 하나님께 가는 길을 더욱 빛나게 해주신 수많은 방송사와 언론사 및 기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가족과 친척분들께 감사드리고, 마지막으로 지윤이의 운명과 함께 모든 장례를 끝까지 함께해주신 지윤이의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친구 박찬석, 옥전일, 조대웅, 홍승영, 김선우, 이정호, 이대호, 채송아, 고윤미와 절친 배우 임성언, 천영술, 이승현께도 감사드리며, 지윤이의 15년지기 친형.동생처럼 지내온 소속사 ㈜가족이엔티 양병용대표, 이승희이사, 김민수, 채봉주매니저와 그동안 지윤이와 함께 일하며 우정을 나눴던 수많은 매니저분들과 소속사 관계자, 스텝분들께 정말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 감사한분이 너무 많아 생각하다보니 또 한 번 눈물이 납니다...

지윤이가 살아있을 때 옆에 두고 좋아하던 것들을 소천길에 함께 떠나보냈습니다. 좋아하던 자동차에 좋아했던 대본, 좋아하던 음악, 그리고 커피와 밀크티를 함께 보냈으니 외롭지 않게 즐거운 마음으로 먼길 여행을 하고 이제 하나님께 잘 도착했을 것 같습니다.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마시고 지윤이와 웃으며 좋았던 기억, 보잘 것 없지만 심성 하나만큼은 참 착하고 연기만 생각했던 배우 문지윤으로 오래 간직해 주셨으면 하는 아비의 간절한 마음입니다.

저와 아내가 감사한 마음을 한분한분 찾아 뵐 수도 없는 상황과 현실이니 큰 이해를 부탁드리며 대신하려 합니다.
이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하시는 일마다 건승하시고, 평안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일도 슬픈 일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희에게 직접 연락을 주셔도 좋고, 지윤이의 영원한 소속사 가족이엔티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저희 지윤이가 받은 너무 큰 사랑과 감사를 저희도 꼭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가족이엔티 제공]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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