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방송 프로그램 리뷰

홍석천 "커밍아웃 후 힘들어 극단적 생각도…前연인 쌍욕에 정신 차렸다"

강선애 기자 작성 2020.04.06 11:51 수정 2020.04.06 13:00 조회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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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방송인 홍석천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순간에 과거 연인의 욕설을 듣고 정신을 차린 일화를 밝혔다.

홍석천은 지난 4일 방송된 MBN '동치미'에서 "30대에 커밍아웃을 한 뒤 가지고 있는 모든 잃었다. 누구도 날 안 찾았고, 가족들도 절 이해해 주지 못했다. 너무 힘들었는데, 주변에서 '너 힘들지?' 하는 말조차도 싫었다"라고 과거 기억을 떠올렸다.

홍석천은 "전 긍정의 아이콘이라서 '이겨낼 수 있어' 하고 몇 년을 버텼는데, 결국 뭐 하나 일이 터지면서 새벽에 마포대교에 갔다. 밤새 한강을 보면서 '나의 모든 걸 작별하리라'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홍석천은 "그때 누군가한테는 전화를 하고 싶었라. 부모님, 가족, 형제들한테 전화하는 건 말도 안 되고, 친구들한테도 그 시간에 전화하기 힘들어, 예전에 헤어졌던, 제 속 끝까지 알고 있는, 사랑했던 사람한테 전화를 했다"며 과거 연인한테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벨소리 열 번 안에 안 받으면 난 갈 거야' 그런 생각도 했는데, 그 사람이 벨소리 세 번만에 전화를 받았다. 내가 그 시간에 전화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상하게 느꼈나 보다. 그 사람이 '너 한강에 나왔어?', '왜 죽으려고?' 하며 난리가 났다. 내 상황을 다 맞추는 그 상황이 너무 웃겨 피식 웃음이 났다. 내가 '이래저래 해서 나왔다'니까 당장 들어가라고 쌍욕을 해대는데, 그 쌍욕을 들으면서 제가 정신을 차렸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집으로 돌아가는데 오랫동안 참았던 소변이 급해 새벽에 문 여는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서둘러 화장실을 찾았다는 홍석천은 "소변을 보는데 '후 살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게 너무 웃겼다. 죽으러 갔던 애가 살 거 같다고 하니. 그리고 나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데, 그렇게 맛있더라. 이걸 놔두고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게 후회됐다"라고 전했다.

지금 자신한테 상담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홍석천은 "전 세게 얘기한다. 낯선 동생이 SNS로 '죽고 싶다'고 하면 '죽더라도 병원 앞에 죽고 장기기증 사인하고 가라'고 한다. 또 그전에 응급실이나 장례식장 갔다 와서 생각하라고 한다. 그러면 나중에 정신 차려서 '덕분에 살았다'고 '고맙다'고 연락이 온다"라고 말했다.

[사진 = MBN 방송화면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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