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SBS스페셜' 코로나 19로 드러난 현실…또 다른 팬데믹 막을 대책은?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0.04.27 00:40 수정 2020.04.27 09:44 조회 1,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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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코로나 19는 WHO가 경고한 질병 X 일까?

26일에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바이러스 VS 인간> 2부작 - 1부 '역병과 국가'편이 공개되었다.

20세기 이후 3번째로 찾아온 팬데믹. WHO는 코로나 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일상을 무너뜨린 코로나 19의 습격, 2020년 4월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불과 2달 전까지 한국은 코로나 19의 발원지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였다. 그리고 현재는 1일 확진자 수가 10명대로 떨어지며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 우리는 안심할 수 있을까?

4월 중순까지 50여 명의 코로나 19 환자를 치료한 한 병원, 지난 1월 발생한 첫 확진자를 한 달만에 퇴원시킨 병원이다. 중국 국적의 이 환자는 퇴원하며 한국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진용 과장은 코로나 19에 대해 ""독감 때 열나는 것과 다르게 꾸준하게 열이 났다. 분석을 해보니 초반에 바이러스가 많이 나오는데 방역하기가 만만찮은 바이러스 같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한 환자마다 다른 증상을 보여 종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어도 현재, 하지만 병원은 여전히 비상이다. 의료진들은 화상 회의를 통해 환자들의 상태와 치료법에 관한 정보를 공유했다.

그리고 한국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지며 해외에서 한국 의료진들에 대한 큰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김진용 과장은 "우리나라가 잘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극단적 사회적 거리두기의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이 언제 다시 재발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우리가 모르는 생활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조언했다.

메르스와 달리 환자를 선별하기 어려운 형태인 코로나 19. 그리고 상기도를 통해 바이러스를 뿜어내며 다른 전염병에 비해 유독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는 사스보다 바이러스를 3배 이상 많이 생산한다. 게다가 세포와 결합해 유전자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킨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로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서 변하는 바이러스이며 생명체의 세포 숙주로 삼는다. 단 한 마리의 바이러스만으로도 무한대 증식이 가능하다. 이에 전문가는 코로나 종식을 쉽게 점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전히 급증하고 있는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는 눈에 띄게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많은 국가에서 우리나라의 대응법과 체계가 본보기가 되었다.

WHO 사무총장은"한국의 교훈을 지역감염을 겪는 다른 나라에 적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빌 게이츠도 "다른 모든 국가는 한국의 대응 방법을 배워야 한다"라고 조언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은 한국에 진단 키트 수출을 정식적으로 요청했다. 확진자의 폭을 줄이기 위해 확진 시간을 6시간으로 줄인 진단 키트를 신속하게 사용 가능하도록 승인한 질병관리본부. 이는 메르스 이후 긴급 사용 시약 제도를 만들었고 이 덕을 본 것이다.

한국 의료계는 메르스를 교훈 삼아 많은 것들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는 메르스 이외의 다른 바이러스에는 분명 한계가 존재했다.

그 한계는 2020년 대구의 2월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확진자 수가 열흘 만에 500명 이상이 되고 하루에 천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집단 감염으로 인해 손도 못써보고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기도 했다.

신천지 교인 31번 확진자가 발생 이후 신천지 교인들과 신천지 교인 접촉자들에 진단을 우선시하던 상황에 뜻하지 않았던 피해자가 발생했던 것. 이는 감염병 환자가 진료하는 체계는 애초에 없었던 이유 때문이었다.

환자를 분류하는 체계가 없어 5천 명의 확진자 중 2천 명가량이 집에서 대기했고 이에 사망자는 늘어났다. 경증 환자가 병원에 있고 진료를 받아야 할 중증 환자가 집에 있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발생하며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턱없이 부족한 병상과 의료 상황에 대구 측은 의료지원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가장 먼저 나선 것은 대구시 의사회 소속 의사들이었다. 이들은 응급도에 따라 입원이 필요한 분류표를 완성했고 온라인 채팅방을 이용해 정보를 공유했고 이는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대구 지역의 병상수는 2만 5천여 개,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의료 체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코로나 19 확진자들이 있을 곳은 없었다. 이는 비상시 국가가 권한을 갖고 컨트롤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대구 의료원만이 코로나 19 감염병 대응 병원으로 활용할 수 있었고 이 곳의 병상은 단 450개뿐이었다. 의료가 상업화되면서 공공병원이 설 자리가 부족하기에 공공 의료기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날이 늘어가는 확진자들에 반해 한정된 의료기관과 의료진. 이에 의료진들은 점점 지쳐갔다. 그리고 이들은 감염의 공포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리고 3월 초 병원 내 의료진 감염이 발생했다. 자신보다 환자를 우선시하던 의료진이었으나 대구시는 감염의 원인을 개인의 부주의로 책임을 미뤘다.

이에 전문가는 "대구 의료원에 있는 의료진에 대한 처우가 높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천지 집단 감염 후 발생한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을 중심으로 한 집단 감염은 또 한 번 의료진들을 힘들게 했다. 전문가는 "요양원, 정신병원이 코로나 19의 취약지이다. 그러면 거기 감염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돈이 투자가 되었어야 마땅하다"라며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감염병 연구비용과 전문병원 설계비 예산은 삭감했다"라고 지적했다.

코로나 19 사태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질병관리본부의 대응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해외 언론들은 겸손한 리더십과 전문성으로 방역을 진두지휘한 정은경 본부장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그에게 주어진 권한과 예산은 미미했다.

전문가는 "일이 커져서 경계, 심각이 됐을 때만 일이 가능한 곳이다. 그전부터 준비를 하려면 질병관리본부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질본이 스스로 예산을 결정할 수 없다. 복지부나 기획재정부,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매번 예산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질본은 보건복지부의 소속 기관으로 지방 의료원과 같은 등급으로 분류되는 곳이었다. 올해 보건복지부 예산 중 보건 의료 예산은 16%이고 이 중 80%는 건강보험 예산이었다. 남은 금액으로 모든 일이 해야만 했다.

전문가는 "시간이 지나면 감염병 유행이 없어지고 잠잠해지기 때문에 나 몰라라 하는 거다. 지금 일이 없는데 왜 돈을 들이냐는 반응이다"라고 말했다. 메르스 이후 쏟아져 나온 감염병 예방 대책 중 현실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경기도 측은 코로나 19 발생 직후부터 비상상활실을 가동하고 있다. 이 곳은 확진자 발생의 경우 경기도 내 어느 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한지 정보가 모이는 곳이었다. 경기도 긴급 대책단 단장은 "우리도 유럽이나 북미 일을 남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환자실이 없어서 야전병원을 만들고 몇 세 이상은 치료하지 않고, 이것이 한국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그런 일에 대해 대비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전문들은 "우리나라에서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은 다 큰 병원에 있다. 민간인데 명령서로 되는 곳이 아니다. 국공립 대학병원을 감염병 병원으로 이용할 수는 있지만 비어있는 병상은 거의 없다. 공공의료기관이 극히 적은 우리나라는 민간병원에 공공적인 기능을 부여해서 유사시에 재난 환자나 감염환자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민간병원이 미리 지정되어 있고 동원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신종 바이러스와 끊임없이 싸워온 전 세계. 과학자 콰먼은 일찍이 과학자들이 코로나 19 상황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경고해준 그대로다. 그들에게 다음번에도 팬데믹이 일어날까 묻는다면 그렇다는 거다. 그리고 그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박쥐는 200여 종의 바이러스를 몸에 지니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감염되지 않는 동물이다. 이에 박쥐는 바이러스를 먼 곳까지 전파할 수 있고 좁은 곳에서 무리 생활을 하면서 감염은 더욱 쉽게 확산되는 것.

이에 콰먼은 "인간은 이런 상황에 희생자가 아니다. 인간 활동의 결과이다"라고 환경을 파괴하며 인간에게 전염병을 확산시킨 것은 바로 인간이라고 꼬집었다.

2년 전 WHO는 신종 전염병 질병 X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 19의 대유행은 질병 X일까, 또 다른 팬데믹의 전조일까?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전문가는 "의료는 개인의 건강을 다루는 것, 집단의 건강을 다루는 것은 보건이다. 보건이 허술하면 세계에서 제일 좋은 의료도 안전하지 않다"라며 보건에 대해 강조했다.

또한 "위기 상황에서 꼭 필요한 시스템, 그것이 안전시스템이고 그것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고 장기적으로 보면 효율적인 투자가 될 것이다"라며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르는 바이러스에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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