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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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것이 알고 싶다' 기획부동산 사기, 피의자도 피해 주장…"몰수 추징해야"

작성 2020.06.21 01:52 수정 2020.06.21 17:37 조회 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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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알고싶다

[SBS연예뉴스 | 김지수 에디터] 기획부동산 사기를 다뤘다.

2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시댁의 은밀한 사업과 며느리의 조건 - 제주 천억대 사기사건의 진실'을 부제로 개발지역으로 속여 부당 수익을 챙긴 기획부동산 사기범죄를 추적했다.

이날 방송은 며느리 박현주 씨(가명)의 내부고발로부터 기획부동산 사기범죄를 좇았다.

박 씨는 "갑자기 부자가 됐다. 건축이 잘되고 타운하우스 올라가고, 잘 되고 있는 줄 알았다. 사기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에 현실을 파악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 남편 김상진 씨(가명)와의 통화 녹취와 '부담부 증여계약 및 합의서'를 공개하며 "계좌가 시댁에 사용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이 저한테 전화가 오기 시작하고. '위장이혼이다, 너 돈 빼돌리고 쇼하는 거 아니냐' 큰일 났구나"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박 씨가 폭로한 전 남편 김 씨와 시어머니 황미자 씨(가명)의 사업은 기획부동산 사기 범죄였다. 이들은 제주 곶자왈과 어음리 등의 땅을 개발지역으로 속여 팔았고, 사기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천여 명에 달하는 피해자 상당수는 기획부동산 영업사원으로 전해졌다.

기획부동산에서 일했다는 피해자는 "'대출도 되니까 땅 사라' 3주쯤 있으면 땅도 안 사고 사람도 안 들어오면 전화 온다, 나오지 말라고"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이 땅들이 정말 개발될 걸로 굳게 믿었고, 서로에게 속아 투자금을 손해 봤기 때문에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라며 "우리가 만난 피해자의 절대다수가 피의자 처벌과 범죄 수익금 추적하는 데 있어서 사기꾼 집안의 며느리보다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모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부정하며 다른 기획부동산에서도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가치가 앞으로 몇 배는 더 오를 수 있다, 땅은"이라고 단언했다. 그의 아들은 "(어머니가) 안 믿으신다. 사이비 종교도 아니고. 이런 사람이 더 많을 거다. 답답하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양영준 제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제주 애월읍 어음리 땅에 대해 "해당 필지는 296명이 공동소유 형태의 땅이다. 이 토지를 개발하거나 사용하거나 판매를 함에 있어서 구분소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모임 대표 선 씨는 "그 사람들은 다 알고 했다고 생각한다. 간접적인 살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신동욱 변호사는 "2019년 8월 20일에 부패재산 몰수법이 개정되면서 사기범죄 중에서 일부 범죄에 대해서는 몰수 추징을 해서 피해자에게 환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라며 "이 정도 조직적인 형태로 사기 범행을 한 집단이라면 범죄단체 조직으로 보아서 처벌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법을 적용한다고 하면 몰수 추징으로 해서 피해자한테 환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제작진은 "우리가 한 집안 며느리의 절규를 외면할 수 없어서 시작한 이번 취재는 부부의 세계가 아닌 또 다른 수법의 사기의 세계였다. 결코 사라지지 않고 점점 더 대담해지는, 때로는 내가 피해자라는 사실조차 받아들이기 힘든 부동산 사기의 세계. 아직도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믿고 계신가. 그 끝은 땅을 치며 후회하는 모습일지도 모른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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