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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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것이 알고싶다' 제주 이 변호사 살인 사건…살인 교사 주장한 제보자의 정체는 '살인범"?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0.06.28 00:55 수정 2020.06.28 16:22 조회 2,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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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자신이 지난 1999년 발생한 살인 사건의 살인 교사범이라고 밝힌 제보자가 등장했다.

27일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나는 살인교사범이다 - 제주 이 변호사 살인사건'이라는 부제로 '제주 이 변호사 살인사건'에 대해 조명했다.

지난 1999년 차량에서 숨진 채 한 남성이 발견됐다. 숨진 남성은 변호사 이 씨. 그는 제주도 출신의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검사 출신의 변호사였다.

이 남성은 예리한 흉기에 심장이 찔려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사기관은 정황을 살펴보고 순식간에 제압되어 살인당했을 것이라며 청부살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제주도의 수사 기관은 범인을 찾기 위해 사건에 몰두했으나 범인이 사용한 흉기조차 특정하지 못했고 2014년 공소시효가 지나며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그런 이 사건에 제작진이 취재를 하게 된 이유는 이들에게 전해진 한 통의 메일 때문이었다. 제보자는 제작진에게 자신의 지인이 이 사건의 살인교사범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제보에 따르면 그는 같은 조직원 '갈매기'와 한 폭력조직 '유탁파'의 두목으로부터 사주를 받았고, 갈매기가 변호사 이 씨를 살해했다는 것. 또한 그는 범행에 사용한 흉기 제작 방법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의 증언에 대해 표창원 교수는 "꾸며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 같다"라며 신빙성이 높은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전문가들 또한 그의 진술에 대해 신빙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은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찾기 위해 매달렸다. 그리고 제작진은 살해당한 이 씨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그는 억울한 이를 위해서 무료 변론도 해주던 변호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그는 '제주 4.3' 사건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제주도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에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998년 제주도지사 선거 당시 한 후보에게 금품을 받은 청녕의 양심선언을 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당시 제주도지사 신구범 씨는 "그가 양심선언 사건을 추적하지 않았다면 살해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당시 양심선언을 했던 청년은 돌연 잠적했고, 이에 이 변호사는 끝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매달렸고 이후 살해당했던 것.

그렇다면 이 씨를 살해한 범인은 진짜 갈매기였을까? 이에 제작진은 제보자의 진술을 다시 떠올렸다. 제작진은 제보자의 진술이 자백 사이를 오간 것으로 느꼈고 제보자에게 다시 질문을 했다. 그리고 제보자의 진술을 통해 직접 무엇을 본 것처럼 말했다고 생각했다.

이에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전문가들은 4시간 반 분량의 제보자 진술 영상을 보고 "이런 이야기를 이제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동기를 순수하게 볼 수만은 없다"라고 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동료에 대한 부담감, 죄의식, 죄책감 때문에 이런 증언을 했다고 보기엔 이 진술로 친구의 명예가 회복되지 어렵다"라며 "분명 다른 의도가 숨은 고백인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제작진은 이 씨의 사체에 있는 상처들을 통해 제보자가 주장한 우발적 살인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방어하기 급급했다. 가해자가 압도적으로 우위였다"라며 "힘과 의지가 반영된 계획된 살인일 것이다. 방어하지 못할 정도의 신속한 공격이 있었고 상당히 오랜 시간 계획한 범죄일 것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전직 제주도의 한 형사는 "폭력 조직의 살인 지시는 본 적도 없다"라며 "조폭이 민간인을 살인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유탁파의 현 두목은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제작진과의 만남에 선뜻 응했다.

제작진과 만난 현 두목은 21년 전 두목 백 씨가 살인 지시를 했다는 것부터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백 씨에 대해 "순하디 순한 사람이다. 20년 밑 애들을 데려다가 범행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우리 세계에도 룰이 있다"라며 "갈매기가 죽은 건 투자를 잘못해서 괴로워서 죽은 것이다. 이런 제보자를 한 사람이 나쁘다"라고 했다.

그리고 전문가는 친구 갈매기에 대한 대목에 대한 제보자의 증언에 대해 "들은 대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들은 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로 제보자는 갈매기가 겪은 일에 대해 본 듯이 말하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억을 하지 못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그의 주장과 실제로 차이가 나는 부분들도 드러났다.

전문가는 "갈매기가 했다는 상황들에서 갈매기를 빼고 제보자를 넣으면 자연스러워진다"라며 "들은 내용이 아닌 본인이 경험한 것이 아니면 이렇게 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라고 분석했고, 이는 자신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 주인공을 갈매기로 각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두목 백 씨와 친했던 지인을 만났다. 그의 지인은 99년이면 백 씨가 교도소에 있을 때였다고 했다. 취재 결과 그는 사건 발생 5년 전 수감 생활을 하다가 이 씨가 사망한 후 출소했다. 그리고 그가 살인을 지시했다면 그 장소는 교도소여야 했지만 제보자의 주장은 달랐던 것.

이에 제보자를 아는 지인은 들은 그가 마약과 도박에 빠져있다며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작진을 만나 진술을 한다고 해서 그에게 돈이 생기는 것은 불가능.

전문가들은 "실제 살해를 청부한 이에게 경고를 보내는 것 같다"라며 "본인의 능력으로 상대를 찾을 수 없으니 언론사를 통해서 시그널을 보내고 싶었던 것 같다. 이것이 방송이 되면 청부한 자는 위기의식을 느낄 것이다"라고 했다.

그래서 제작진은 그동안 취재한 내용을 제주 지방 경찰청과 공유했다. 이에 경찰은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이 씨가 사망할 당시 사무장에게 이 씨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사용했던 노트북을 전달받아 디지털 포렌식 복원 작업을 의뢰해 재수사에 활기를 찾기를 빌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현재 제보자가 거주하고 있는 장소, 그와 연락 중인 지인들의 리스트를 모두 확보하고 있는 상태로 그가 갑자기 잠적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보자에 대해 이 씨의 살인범이거나 최소한 살인 장소에 있었거나 공범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씨를 살해하라고 청부한 진짜 의뢰인의 정체를 알고 있을 것이라며 끝까지 이 씨의 목숨을 앗아간 진짜 범인을 밝히기 위한 추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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