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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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랩]'전국노래자랑' 故송해 잇는 김신영…관심만큼 견뎌야 할 무게감

강선애 기자 작성 2022.08.30 17:00 수정 2022.08.31 09:34 조회 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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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깜짝 등장한 것도 모자라 베테랑 배우 못지않은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여 놀라게 하더니, 이번엔 故송해의 뒤를 이어 '전국노래자랑' MC로 발탁됐다. 코미디언, 배우, 가수, DJ, 그리고 MC까지, 그야말로 '만능 엔터테이너' 김신영에 관한 이야기다.

지난 29일 오후 6시경 KBS 1TV '전국노래자랑'의 새 MC로 김신영이 발탁됐다는 뉴스가 각종 언론에 '속보'로 떴다. '전국노래자랑'의 터줏대감, 이 프로그램의 존재의 이유와도 같았던 송해가 세상을 떠난 이후 그 빈자리를 누가 메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기에, 새 MC 선정 소식은 '뉴스속보'로 빠르게 대중에 전해졌다. 그런데 그동안 하마평에 올랐던 이상벽, 이수근 등이 아니라, 만 39세의 여성인 김신영이 MC로 정해졌다는 깜짝 소식은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故송해는 지난 1988년부터 무려 34년 동안 '전국노래자랑'의 MC로 전국 팔도를 누비며 시청자 가까이에서 함께 했다. 그가 "전~국~"을 선창 하면, 관중들이 "노래자랑!"을 외치는 오프닝 방식은 프로그램 고유의 특색이었고, 그만의 친근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포용하는 소통의 진행은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송해는 '전국노래자랑' 그 자체였다.

그러다 보니 이 자리에 어울릴 새 MC를 뽑는 일은, 제작진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 왜, 제작진의 선택은 김신영이었을까.

'전국노래자랑'의 김상미 CP는 "김신영은 데뷔 20년 차의 베테랑 희극인으로 TV, 라디오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영화계에서도 인정하는 천재 방송인"이라 평가하며 "무엇보다 대중들과 함께 하는 무대 경험이 풍부해 새로운 '전국노래자랑' MC로서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송해 선생님의 후임이라 어깨가 무겁겠지만 잘해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신뢰감을 드러냈다.

故송해의 뒤를 잇는 자리, 김신영에게도 분명 큰 부담이다. '전국노래자랑' 측은 새 MC 발표 다음날, 이례적으로 김신영과의 인터뷰를 온라인 라이브로 진행해 그의 각오를 공개했다. 스스로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인 만큼, 김신영의 각오에서는 단단함이 묻어났다.

김신영

김신영은 먼저 "속보에 제가 등장할 줄은 몰랐다. 태어나서 처음이다"라며 자신의 MC 발탁에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는 것에 놀라워했다. 이어 "가문의 영광"이라며 "앞으로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뛰겠다. 출연해 주실 많은 분들께 인생을 배우겠다. 버터처럼 사르르, 함께 스며들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김신영은 故송해와 마찬가지로 출연자와 함께 하는 MC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노래자랑'은 그동안 나와준 국민 여러분들이 만들었다는 송해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며 "제가 웃기겠다는 마음이 아닌, 여러분들의 호흡대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전국 팔도에 계신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향토의 색깔을 알리겠다. 전 그 마음을 그대로 받아서 열심히 성실하게, 여러분을 정말 섬기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시청자의 냉정한 평가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그는 "여러분들이 '그만해라 재미없다' 하면 안 하고, '재밌네, 더 해라' 하면 더 하도록 하겠다"며 "제 건강이 허락하는데 까지,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이 허락해 주실 때까진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95세 송해에서 39세 김신영으로, 나이 성별 모든 것에서의 변화다. 김신영의 MC 발탁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으나, 일단 대중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관련 영상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젊은 MC 선택이 참신하다. 세대 간 간극을 줄여줄 수 있을 듯", "입담 좋은 김신영이랑 잘 어울린다", "처음엔 의아했는데, 생각할수록 적임자 같다", "다재다능하고 센스 있으니까 잘할 듯" 등의 환영의 의견이 많다. 김신영의 능력을 알아주는 분위기다.

송은이 김신영

'전국노래자랑'의 MC가 갖춰야 할 자질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일반인 출연자와의 소통력, 노래에 대한 이해력, 그리고 이를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 예능감이다. 김신영의 지난 발자취를 보면, 이 모든 걸 갖춘 적임자로 평가된다.

김신영의 예능감은 일찌감치 인정받은 바다. 2003년 SBS 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신영은 '웃찾사'의 '행님아' 코너가 크게 인기를 끌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무한걸스', '청춘불패', '세바퀴' 등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예능감을 뽐냈다. 그가 예능인으로서 각종 시상식에서 받은 상만 수십 개다.

김신영은 음악에도 일가견이 있다. 음악에 능통한 전문가라고 볼 수는 없으나, 그가 음악을 사랑하는 것은 분명하다. K팝과 K팝 가수에 대한 애정으로 '쇼! 챔피언' MC를 오랫동안 맡기도 했고, '셀럽파이브'라는 걸그룹, '둘째 이모 김다비'라는 트로트 가수로도 활약했다.

무엇보다 김신영은 10년 넘게 라디오 DJ를 해오며, 대중과의 소통에 진정성을 보여왔다. 물론 목소리로 소통하는 DJ와 대면으로 출연자를 대하는 '전국노래자랑'이 다르긴 하나, 청취자의 사연 하나하나에 진심으로 반응하고, 특유의 입담으로 유쾌하게 대화를 이끌었던 김신영이라면, '전국노래자랑'에서도 그 장기가 얼마든지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 MC로서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사람들을 만난다. "여러분과 함께 재밌게 놀겠다는 마음으로 하겠다"는 김신영이 故송해의 공백을 자신만의 에너지로 유쾌하게 메울 수 있을지, 기대되고 주목된다.

[사진=미디어랩 시소 제공, 송은이 인스타그램, KBS 유튜브 방송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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