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목)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꼬꼬무' 4개의 이름을 가진 女, 알고 보니 '존속살해 용의자'…지금도 '수배 중'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3.11.10 05:53 수정 2023.11.10 11:39 조회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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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이름이 4개인 장 씨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9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는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완벽한 타인'이라는 부제로 4개의 이름을 가지고 타인의 삶을 살아간 장 씨의 그날을 추적했다.

2011년 8월, 김수찬 씨는 인천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34세 김세아 씨에게 첫눈에 반했다. 그리고 둘은 6개월 후 결혼을 약속했다.

김수찬 씨는 세아 씨에게 신혼집 대금 1억 5천만 원을 보냈다. 그런데 세아 씨는 신혼집 대금을 친구 박은지 씨의 통장으로 보내달라고 했고, 세아 씨에 대한 믿은 하나로 돈을 송금했다. 그리고 얼마 후 하루아침 세아 씨가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신혼집의 등기부등본, 세아 씨의 가족, 집 모든 것이 흔적조차 없었다. 이에 수찬 씨는 경찰에 이를 의뢰했고 얼마 후 세아 씨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고 경찰서로 달려갔다. 그런데 그곳에는 난생처음 보는 여자가 있었던 것이다. 세아 씨의 이름, 나이 주소 등 모든 것은 거짓이었다.

이에 수찬 씨는 자신이 돈을 송금했던 계좌의 주인을 떠올렸다. 김세아가 박은지가 아니었을까 싶었던 것. 수찬 씨의 제보로 경찰은 박은지를 추적했다.

그러던 중 박은지를 찾는 또 다른 남성을 포착했다. 수찬 씨와 비슷한 경로로 박은지를 알게 되었던 것. 그런데 조금 다른 점도 있었다. 박은지는 이 남성에게 돈을 요구하며 협박을 해왔다. 이에 일까지 잃을 위기에 처한 남성이 박은지를 신고한 것.

이에 경찰은 박은지를 추적했고, 수소문 끝에 박은지를 찾아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박은지도 거짓이었던 것이다.

경찰은 박은지에게 김세아의 사진을 꺼내보였다. 그러자 박은지는 "어? 이거 최수진인데"라고 깜짝 놀랐다. 최수진은 진짜 박은지가 일하던 가게에 새로 온 종업원이었고, 사업 실패로 시댁에 빚을 지고 쫓겨났다고 소개했다.

이에 박은지는 안타까운 마음에 최수진을 살뜰하게 챙겼다. 그런데 이후 최수진이 박은지의 명의를 도용해 살았고, 박은지의 이름으로 여러 남성들의 돈을 받았던 것.

3개의 이름을 가진 여성. 대체 그는 누구일까? 김세아이자 박은지, 그리고 최수진인 이 여성에 대한 추적은 계속되었고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그를 찾았다.

2012년 8월 동두천, 경찰에 폭행 신고를 한 여성이 등장했다. 온몸에 멍이 가득하고 옷도 다 찢긴 여성. 그는 수회에 걸쳐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서 조사를 진행하자 이 여성은 신원 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제출하라고 하자 신고를 취소하고 돌아가겠다고 했다. 이름과 주민번호만이라도 대라고 하자 그는 박은지의 이름을 댔다.

경찰은 수상함을 느끼고 이 여성의 지문 조회를 했고, 그 결과 그는 34살의 장서희. 두 아이의 엄마였다.

장서희의 사기 행각은 생각보다 치밀했다. 위조 신분증까지 만들어 완벽한 타인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것.

그리고 장서희는 존속 살해 피의자로 지명 수배되어 있는 인물로 드러났다. 5개월 사이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두 잃은 장서희. 짧은 기간 내에 일어난 두 사고와 그 사고 안에 늘 있었던 장서희를 의심했다. 특히 장서희는 아버지 사고 보름 전 아버지의 암보험 수익자를 본인으로 변경했다. 또한 부모님이 사망한 후 보험사에 보험금을 독촉하기까지 했던 것. 이에 서대문 강력팀은 장 씨를 존속 살해 혐의 피의자로 특정하고 재조사를 했다. 하지만 조사를 받던 중 그는 도주했고 지명 수배자가 된 것.

그리고 이것이 바로 그가 다른 이름으로 살아갔던 이유였다. 뜻밖의 폭행 사건으로 덜미가 잡힌 장 씨. 그러나 그는 경찰서에서 유유히 빠져나갔다.

검찰은 그의 부모 사망 사건을 보험 살인으로 보기 힘들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이다.

보통의 보험 사기 여러 개의 보험에 중복 가입하고 과도한 보험료 납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사건은 그렇지 않았고, 보험에 가입을 한 것도 보험료를 낸 것도 모두 장 씨가 아니었다. 이에 검찰은 무리한 수익자 변경과 보험금 독촉이 보험 살인의 직접적 증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불구속 수사가 계속되고, 장 여인은 여러 가지 면에서 비협조적이었다. 그럼에도 경찰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과거 초동 수사 당시의 그의 진술서까지 분석하며 허점을 찾았다.

아버지가 담배를 피우려고 베란다에 나갔다가 추락한 것 같다고 진술했던 장 씨.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폐암 투병 중인 상태였으며, 사고 전에는 두개골 절개 대수술까지 받으며 혼자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또한 어머니가 사망한 화재 사고의 경우, 경찰은 사고 당시의 현장을 그대로 재현해 실험을 진행했고 그의 진술대로라면 화재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사망한 어머니의 부검 감정서에서 드러난 다량의 졸피뎀 성분의 경우 전문가가 봤을 때 자살하려고 먹는 것이 아니면 먹을 수 없는 다량의 양이었으며, 생전 수면제나 우울증 치료제를 처방받은 기록도 전무했다. 또 진료기록서에는 장 씨의 이름이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각종 실험, 진술 등을 종합해 다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 하지만 검찰은 또다시 기각했다. 결정적 증거, 확실한 물증의 부재가 이유였다.

이후 장 씨는 방송에 직접 출연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의 진술은 경찰의 추측, 판단에 동의했을 뿐이라고 했다. 또한 경찰이 자신을 의심하는 이유가 가정사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 때문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후 경찰은 조사를 통해 장 씨가 가족, 친척들에게도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을 포착했다. 이에 갈취한 돈만 4억 5천만 원에 달했다. 주식에 심하게 빠졌던 장 씨. 주식을 도박처럼 했던 장 씨는 빚더미에 앉았던 것이다.

또한 경찰은 장 씨의 내연남에게서 장 씨가 부모님을 살해했다며 "내가 했는데"라는 말을 했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이는 대질 신문을 통해 두 진술이 일치하면 유력한 증거가 될 수도 있었다.

이에 경찰은 수사력을 총동원해 재수사를 해 장 씨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그 후 각각 부서로 흩어진 재수사팀.

그 후 장 씨는 검찰 조사를 앞두고 또다시 종적을 감췄다. 전국에 수배령도 내려졌지만 찾을 수 없었고 결국 피의자 소재 불명으로 인한 기소 중지. 그리고 현재도 장 씨는 도주 중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아직도 이 사건을 놓지 않는 이가 있었다. 과거 해당 사건을 조사했던 이대우 형사. 강력반으로서 마지막 사건이었으나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미련으로 남은 형사. 그는 조사가 가능한 선에서 생활 반응을 계속 추적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밝혀진 것이나 포착된 것이 없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에 이대우 형사는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고 그의 범죄를 막기 위해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싶다며 그래서 인터뷰 제안에도 응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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