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꼬꼬무' 모니카, "너무나 잘 이해되는 마음, 하지만 삶은 귀중해"…포천 자매 살인사건 조명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3.12.01 05:46 수정 2023.12.01 09:04 조회 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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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모니카가 그날의 이야기에 눈물을 보였다.

30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여우고개에 묻힌 진실'이라는 부제로 포천 자매 살인사건의 그날을 조명했다.

포천 경찰서 강력 1팀의 연말은 다른 곳과 달리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리고 이들에게 수상한 차량을 발견했다는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이에 김중기 형사는 팀원들과 함께 경기도 포천 여우고개로 향했다. 이어 이들은 현장에서 충격적인 광경을 마주했다. 여우고개 골짜기 아래로 차량 한 대가 큰 훼손을 입고 쓰러져 있었고, 차량 주변에서는 백골이 된 시신 두 구가 발견됐던 것. 그리고 이는 사고 현장이 아닌 시신 유기 현장이었다.

해당 차량의 차적 조회 결과, 한 부부의 차량으로 밝혀졌는데 이들은 이미 1년 전 실종 신고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특히 이 부부는 바람을 쐬러 간다며 어린 두 딸과 함께 떠났는데 사고 차량과 두 구의 시신이 발견된 것이었다.

그리고 현장에는 더욱 충격적인 단서가 남겨져 있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은박 돗자리 조각에는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 산정 호수에 빠져 죽기로 결심. 오늘 2월 22일 화요일 이곳의 위치를 알리고 우리 아이들의 시신이 잘 거둬지길 바라면서 마지막 길을 떠납니다"라는 내용의 편지가 남아있었다.

이에 경찰들은 곧바로 시신 두 구의 부검을 의뢰했고, 조사 결과 해당 시신은 11세, 13세 전후로 보이는 여자 아이들이었다. 이는 바로 실종된 부부의 두 딸이었다. 여우고개 일대와 산정호수까지 대대적인 수색이 진행됐으나 부부의 시신은 찾을 수 없었다.

부부는 아이들만 여우고개에 두고 사라진 것. 아이들을 따라가겠다는 말과 다른 내용의 편지에 부부의 행적을 추적했다. 그 결과 부부는 아이들이 사망한 후에도 전국을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 과정 중에 부상을 입은 발까지 치료하는 모습을 보여 삶에 대한 의지가 크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렇게 완벽하게 사라진 부부.

이에 경찰들은 반드시 부부를 잡아야겠다는 신념으로 수사를 지속했고, 종합 공개 수배를 결정했다.

해당 사건의 김중기 형사는 생활 반응이 있고 전과가 없는 두 사람을 수배하면 반드시 잡는다는 확신이 있었고, 이에 일 년에 두 번 20명만 전단에 오를 수 있는 상황에 부부를 1, 2번에 올려달라고 요청했고 이는 수락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제보 전화가 온 것. 한 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던 부부를 목격한 영희 씨는 자신의 언니에게 이를 상담했고, 영희 씨의 언니 정숙 씨는 친한 형사 후배인 장 후배에게 이를 제보했다.

이에 정숙 씨의 후배이자 영화 범죄도시의 주인공 마석도 형사의 실제 모델인 장 형사는 부부가 일하고 있다는 농장을 포위하고 틈을 노렸다. 그리고 남편에게 다가가자 남편은 단번에 그가 형사인 걸 알아채고 "저쪽에 가서 이야기를 해도 되겠냐"라며 순순히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자신들의 행동을 후회하면서 언제든 처벌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한 부부. 장 형사는 포천 경찰서에 연락을 했고, 그렇게 자식을 죽인 비정한 부모는 체포되었다.

현장 검증 내내 고개를 들지 못하던 부부는 서로의 선처를 바라며 자기 혼자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유난할 정도로 단란했던 이들 가족에게 비극이 시작된 것은 돈이 원인이었다. 남편의 사업이 잘못되면서 집안이 휘청했고 이에 남편은 일용직, 아내는 학습지 판매를 시작했다. 그런데 아내가 학습지 판매량을 무리하게 늘리다가 빚을 지게 되었고 급기야 살던 집도 팔고 친척집을 전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는 더 이상 미래가 안 보이는 현실에 좌절하며 "여보 나 더 이상 못 살겠어. 우리 그 빚 절대 못 갚아. 이제 끝이야 다 끝낼 거야"라며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된 것. 이에 남편은 아내를 말렸지만 아내의 생각을 돌리기는 어려웠다.

급기야 이들은 머리를 식힐 겸 아이들과 함께 포천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이는 이별 여행이었다. 아내 설득에 실패한 남편은 직접 번개탄에 불을 피우고 아이들 옆에 누웠다. 그런데 이때 매캐한 냄새에 답답해진 첫째 딸이 눈을 떴고, 남편도 정신을 차렸다.

부부는 아이들을 끌어안고 "엄마 아빠가 너무 힘들어서 먼저 하늘나라에 가기로 했어. 우리는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나는 거야"라고 했다. 이에 아이들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엄마 아빠 가지 마 나도 따라갈 거야"라고 했다.

11살, 13살. 부모와 떨어지는 게 죽기보다 싫었던 아이들은 그런 이야기를 했고, 부부는 아이들도 같은 생각이라고 느꼈다. 이에 결국 두 번째 극단적 시도를 한다. 이번에는 차 안에 번개탄을 피우고 잠이 든 것. 그런데 이번에는 둘째 딸이 깨어나고, 이에 남편은 괴로워하는 딸의 목을 조르고 아내는 살려고 버둥거리는 딸의 다리를 감싸 안았다. 아이의 고통을 줄여주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부부. 그렇게 두 아이는 하늘나라로 떠났다.

이후 정신을 차린 부부는 죽으려고 여우고개의 가드레일이 뚫린 구간으로 돌진했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런데 곧 이들은 정신을 차렸다. 안전벨트 덕에 사고를 면한 것이다.

경찰은 여기서부터 부부의 저의를 의심했다. 죽겠다는 사람들이 안전벨트를 맸다는 게 말이 되냐는 것. 이에 부부는 습관적으로 안전벨트를 맸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후 수차례 죽을 시도를 하였으나 늘 한쪽이 깨어나 다른 한쪽을 살렸고, 죽는다는 게 사는 것보다 힘들었다고 했다.

결국 몸을 추스르고 다시 기회를 보자고 생각한 부부는 아이들을 시신을 우의와 담요로 덮어주고 돗자리에 메모를 남긴 채 떠났던 것이다.

하지만 삶의 욕구가 강했던 부부는 이후 라면으로 허기를 채우고 공중 화장실에서 발을 녹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명확했다. 부부는 죽을 계획이 있었는가. 아이들만 보내려고 계획했을 수도 있었던 것. 또한 2년 넘도록 도망 다닌 부부 왜 자수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도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부부는 잡힐 때까지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수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자수를 하면 자살할 수가 없어서 자수하지 않았다는 것. 이들은 자수는 자기들만 살려는 것, 자살을 단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을 먼저 보내고 죽지 못해 미안했다는 부부는 죽는 걸 실패할 때마다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점점 죽는다는 게 정말 무서워졌다.

2013년 9월 2일 국민참여재판에 딸을 살해한 피고인으로 선 두 사람. 이들은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아이들을 사랑했다. 속죄하고 참회하며 살겠다"라고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누구라도 나쁜 생각을 할 것이 두려워 반드시 나머지 한 명과 똑같은 형을 받게 해 달라는 부탁도 했다.

이들의 재판은 배심원 전원 유죄 의견을 냈고, 최종 판결은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혐의 인정하고 자신들의 과오를 괴로워하며 반성하고 있다는 것을 참작하여 이러한 결론을 낸 것이었다.

두 사람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던 부부의 변호인. 하지만 이들이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였다고 입을 모았다. 어느 누구보다 후회가 가장 컸다는 것.

또한 그들은 이 땅의 어떤 부모도 자기들 같은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고. 이에 두 사람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인은 부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이는 그것을 실천에 옮기고 굉장히 후회를 많이 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이야기 친구 모니카는 "후회를 한다고 해도 그들이 한 선택은 분명 잘못이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절대 사람을 죽여선 안 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대로 부부는 자신들의 과오를 후회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살아 돌아올 수는 없었다. 그리고 부모의 잘못된 선택으로 아이들은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그 누구의 배웅도 없이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에게 못난 모습을 보여주느니 차라리 죽자고 생각을 했었다는 부부. 이에 이야기 친구 송영규는 "나쁜 생각을 하더라도 아이들이 있어서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참고 살아온 건데"라며 부부를 이해하지 못했다.

또한 정세운은 "남편이 아내를 정말 사랑하는 건 알겠다. 그런데 아이들은 아내만큼 사랑하나? 아이들에게도 책임보다 사랑을 먼저 생각했다면 그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까"라고 안타까워했다.

부부를 체포했던 장 형사, 그는 부부가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고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약속을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회하는 사람이 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 후에 사회에 나오더라도 극단적인 생각은 하지 말고 후회하지 않게 한 번 더 생각해 보기를"이라며 진심을 전했다.

그날의 이야기를 들은 정세운은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괘씸한 마음은 지울 수 없다. 부부의 행복을 바라고 응원하진 못해도 열심히 사셨으면 좋겠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빌었다.

그리고 송영규는 다시 한번 아이들의 생명은 아이들의 것이라며 최근에도 부부와 비슷한 선택을 하는 이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날 방송 내내 부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던 모니카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내가 어릴 때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고 도망을 가버렸던 적이 있다더라. 생활고에 빠진 어머니는 갓난아기였던 나를 업고 죽기 위해 스스로 목을 매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업고 있던 내 심장이 뛰었다더라. 그리고 어머니는 다음날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그렇게 나는 여기까지 오게 됐다"라며 부부와 같은 고민을 했음에도 전혀 다른 선택을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리고 모니카는 "난 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삶은 너무 귀중한 것이다"라며 단 한 번뿐인 귀한 삶을 모두가 찬란하게 살아가길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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