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현장 인터뷰②] 붐 “힘들 때 함께한 양세바리 양세형, 질투도 안 난다”

강경윤 기자 작성 2016.10.17 13:01 조회 1,689
기사 인쇄하기
붐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SBS 러브FM '붐의 드라이빙클럽'(PD 이승훈. 작가 전진실, 이하나)이 심상치 않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우리끼리 또래끼리',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살아가며 느끼는 스트레스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오직 음악과 춤으로 날려버린다는 게 이 프로그램 취지. 쟁쟁한 경쟁 프로그램들 속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청취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DJ붐의 역할이 컸다. 붐은 광고가 나가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2시간 동안 일어나 춤을 추며 멘트를 한다. 광고들 사이에 오는 문자조차 놓치지 않겠다며 코너 속의 작은 코너인 '낑겨낑겨', 힙합 노래 마지막 비트에 들어오는 문자에게 상품을 주는 '쇼미더 이건 뭐니?' 등을 선보인다. 매 방송마다 5000건 넘는 문자가 올 정도로 청취자 참여도는 폭발적이다.

지난 14일 진행된 '붐의 드라이빙클럽' 공개방송 현장을 급습했다. '노(NO) 게스트, 노(NO) 인터뷰'를 선언했지만 이날만큼은 시그널송을 만들어 준 가수 유재환이 참여했다. 초대된 청취자들이 단체티셔츠를 입고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방청석에 앉아 불 꺼진 조명 아래 2시간 내내 춤을 췄다. DJ붐과 청취자들이 한~바탕 노는 현장에서 붐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Q. 청취자들과 2시간 내내 춤을 추는 걸 보니 끼가 장난이 아니다. 원래부터 이런 성격이었나.

“아니다. 집안에서는 이단아였다. 부모님 모두 이렇지 않은데 저만 흥이 많다. 알고 보니 할아버지가 그렇~게 오지랖이 넓으셨다더라. 동네에서 '홍반장'으로 유명하셔서 할머니가 고생이 많으셨다고 하더라.(웃음)”

Q. 공개방송에 이모님들도 오셨더라.

“워낙 외가 친지분들과 친하게 지낸다(웃음). 이모님이 그러시는데, 4살 때 경로당에서 열린 공연에서 나훈아 노래에 맞춰 춤을 추겠다며 그렇게 졸랐다더라. 그 때부터 나서는 데에는 뭐가 있었던 것 같다.(웃음)”

Q. 라디오 하면서 가장 감동을 받았을 땐 언제인가?

“얼마 전에 기사를 읽었는데 처음으로 선플이 달렸다. 늘 '붐레기', '경솔하다' 이런 말만 있었는데 선플을 보고 정말 기뻤다. 청취자와 전화 연결을 하면 '붐씨 예전에는 별로 안 좋아했는데, 요즘 정말 힘 받고 있어요.'란 말을 듣는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Q. 악플을 읽나.

“다 읽는다. 하하. 이제는 굳은살이 많이 생겼다.”

Q. 그래도 악플을 보면 많이 힘들지 않나.

“(악플을)남기시는 분들도 힘들고 스트레스받아서라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풀 공간이 없으니까 댓글 남기시는 거고, 그분들을 이해한다. 아버지와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헤어졌을 때에도 좋지 않은 글들이 달렸다. 지켜보던 팬들이 안타까워하시면서 악플도 모아주셨다. 하지만 댓글 남기시는 분들에 대해 고소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2015년 붐은 방송 복귀를 준비하던 가운데 불의의 사고로 부친상을 당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Q. 사실에 대한 비판은 수용해도, 인터넷만 쳐봐도 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텐데 이를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

“오해와 편견도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 어렸고 빨리 뜨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에 내가 자초한 편견과 오해다. 그리고 비판은 내가 잘못해서 일어난 일들이고 내가 다 주워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견들까지 에너지화시키려고 한다. 라디오 처음 시작할 때도 안 좋은 글들이 있었다. 그분들도 안아드리자며 선물을 보내드렸다. 이제는 저희 프로그램 팬이 되셨다.(웃음)”

Q. 데뷔가 1998년이더라. 그렇게 오래됐나.

“가수로 데뷔한 게 1998년이니까 벌써 데뷔 18년차다. 마냥 어리게만 보시더라. 까불던 사람이 갑자기 진지해지고 그럼 안 된다. 천천히 보여드리고 싶다.”

Q. 라디오는 붐에게 다시 한 번 큰 기회인 것 같다.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하기 싫은 일도 있을 수 있지 않나. '붐의 드라이빙클럽'은 그런 적이 정말 단 한 번도 없다. 무엇보다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 음악 없으면 못 산다.”

붐

Q. 그런 붐에게 '소울 뮤직'은?

“내 입으로 얘기하기 정말 그런데, 2012년에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 형이 정성스럽게 만들어 선물해 준 '놀게냅둬'란 곡이 있다. 제목따라 정말 심하게 놀게 됐다(웃음). 제목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 하하. 내가 잘 부르지 못해서 곡이 못 떴지만 누가 리메이크 좀 해줬으면 좋겠다. 정말 좋은 곡이다.”

Q. 또 다른 곡이 있다면?

“힘들 때 들었던 이적의 '같이 걸을까'란 곡이다. 차에서 그 노래를 듣다가 앞이 흐려져서 차를 세우고 한바탕 운 적이 있다. 울고 나니까 개운해지더라.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불렀던 '달팽이'도 잊지 못한다. 처음엔 관객들이 다 웃었는데 나중에는 다 같이 하나 되어 불렀다.”

Q. 다른 연예인 질문도 해보겠다. 개그맨 양세형이 가장 재밌는 사람으로 붐 씨를 꼽더라. 사실 '쉐킷 쉐킷 쉐킷바리 바리바리 양세바리'라는 추임새는 붐 씨가 만든 것 아닌가.

“바리바리 양세바리, 제주도의 다금바리, 너는 잔~바리. (양)세형이를 정말 예뻐한다. 그런 유행어도 세대별로 넘어오는 것 같다. 신동엽 선배님도 내가 신인 때 '내가 하던 걸 네가 그대로 밟고 오는구나' 하셨다. 세형이가 요즘 정말 잘하지 않나. 세형이 신인 때 함께하던 유행어를 세형이가 정말 잘 살리고 있다.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정말 아끼는 동생이다.”

Q. 농담으로도 '저건 내 자리다' 한 적은 없나.

“전혀 없다. 우리는 질투 이런 걸 뛰어넘은 친한 사이다. 사건 사고도 있었고, 서로 힘들 때 안아줬다. 함께 낚시하며 힘든 시기를 견딘 사이다. 세형이가 아버님과 이별할 때 내가 따뜻하게 안아줬고, 내가 아버지와 이별할 때는 세형이가 한걸음에 달려와 안아줬다. 세형이는 정말... 정말... 영원한 양세바리다. 영원한 잔바리고.(웃음)”

Q. DJ붐의 최종 꿈은 뭔가.

“컬투 형님들을 보면 매년 '컬투쇼'를 열지 않나. 나도 나중에 개~운하게 놀 수 있는 '붐쇼'를 한 번 하고 싶다.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에 '우리끼리 또래끼리' 한~바탕 노는 쇼를 해보는 게 나의 최종 꿈이다.“

ky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