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수)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①] 뮤지컬 배우 전수경이 말하는 '롱런의 비밀'(오!캐롤)

강경윤 기자 작성 2016.11.15 10:46 조회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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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경 김선경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핀 조명 아래 선 큰 키의 배우. 풍부한 성량과 시원한 미소는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자극한다. 27년 동안 무대에서 더욱 빛나는 그녀의 이름은 뮤지컬 배우 전수경(50)이다.

전수경이 이번에는 사랑 얘기로 돌아온다. 1960년대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닐 세다카의 음악을 중심으로 한 '오! 캐롤'이다. 각기 다른 세 커플의 사랑을 보여줄 예정. 전수경은 뮤지컬 '맘마미아' 후 오랜만에 커플을 연기한다.

서울 강남구의 뮤지컬 연습실 근처 카페에서 전수경을 만났다. 같은 배역을 맡은 '한 살 동생' 김선경과 함께였다. 두 아이들을 키우는 워킹맘 전수경은 시간이 넉넉지 않았다. 뮤지컬 연습, 공연 홍보를 위해 시간을 쪼개어 썼다. 하지만 대화 내내 여유와 자신감은 가득했다.

Q. '오! 캐롤'은 국내 초연작이다. 연습은 잘되어 가고 있나.

“추석 지나고부터 연습을 해왔다. 순조롭게 되고 있다. 라이선스 작품이지만 많은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 배우들과 협의을 많이 하고 제작진과 상의도 많이 한다. 다들 프로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다.”

Q. 중견 배우들의 사랑 얘기라는 점도 흥미롭다.

“배우로서 콘텐츠가 다양해진다는 건 좋은 일이다. 또한 배우에게 사랑 얘기를 연기할 수 있는 건 분명히 새로운 에너지가 된다. 젊은 사람들뿐 아니라 내 또래의 관객들이 더 몰입할 수 있고 찡한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Q. 상대역 허비를 맡은 배우가 남경주, 서영주, 서범석 씨 등이다. 새 사람의 매력이 다 다를 텐데 어떤가.

“(남)경주 오빠는 연륜이 있으니까 연륜만으로도 먹고 들어가는 게 있다.(웃음) 비주얼적으로도 그렇고 같은 세대니까 둘이 있을 때 같은 시공간에 살았고 오랜 역사를 했던 자연스러움이 있다. 그래서 잘 맞다. (서)영주 같은 경우는 목소리가 좋다. 후배지만 밝고 부드러운 면이 있다. 미소년 같다. 서범석 씨는 투박하지만 파워가 있다. 세 명의 파트너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다.”

Q. '오! 캐롤'에서 닐 세다카의 음악도 더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 뮤지컬을 선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음악이다. 싱어송라이터 닐 세다카의 음악이 중년에게는 매우 익숙하고 반가울 테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명작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Q. 추천해 주고 싶은 넘버가 있다면?

“작품에서 마음 깊이 들어온 곡은 '유 민 에브리띵 투 미'란 곡이다. 너는 내 인생의 모든 것이야라는 뜻으로 젊은 커플의 로맨틱한 드라마 속에 가장 서정적인 곡 중에 하나이다. 아바는 딱 들으면 아바의 곡으로 알 수 있지만, 닐 세다카는 조금 다르다. '같은 작곡가 노래였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느낌의 곡들이 많다.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원 웨이 티켓'도 닐 세다카의 곡이다. 정말 풍성한 넘버들이 있다.”

Q. 상대역 허비로 캐스팅된 배우가 남경주, 서영주, 서범석 등 3명이다. 각자 매력이나 성격이 다를 것 같은데.

“정말 다르다. (남)경주 오빠는 연륜만으로 먹고 들어가는 게 있다. 게다가 같은 세대라 같은 시공간에서 활동한 오랜 역사를 가졌다. 그래서 자연스럽고 잘 맞춰준다. (서)영주는 목소리가 좋다. 후배지만 밝고 부드러운 면이 있다. 미소년 같은 느낌도 있다. (서)범석 씨는 투박하면서도 파워가 있다. 아직 공부 중인 파트너라 신선하다.”

Q. 못지않게 젊은 배우들도 많이 나온다.

“'오!캐롤' 연습에선 순간, 순간 즉흥적으로 하는 게 많다. 젊은 친구들이 기발하게 아이디어를 낼 때가 있다. 사실 연습을 같이 자주 하진 않지만 그래도 후배들이 센스 있게 잘한다.”

전수경 김선경

Q. 뮤지컬계에서 전수경이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

“1991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카리스마 있는 댄서를 하고 싶었지만 얌전한 마리아 역할을 맡았다. 주인공이었지만 27년 전 키 큰 게 나에게는 약점이었다. 남자 배우들이랑 쭉 서도 중간 정도는 되더라. 재밌었던 게 그 때 키 때문에 구두도 못 신고 고무신에 리본을 달아서 신었다.(웃음) 그러다가 점차 카리스마 있고 의리 넘치는 역할을 맡았다.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그러다 보니 또 로맨틱한 역할이 부족해지더라. 다양한 역할을 맡고 싶은 건 지금도 큰 바람이다.”

Q. 롱런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다들 그렇겠지만 롱런하는 배우들은 노력을 좀 많이 한다. 체력, 외모도 다 나름대로 관리를 해야 한다. 나의 경우는, 부족했던 부분이나 핸디캡이었던 키 등을 개성으로 채우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남자와 대적하고 여성 캐릭터나 여성성이 너무 없는 역할들만 있었다. 그래서 '맘마미아'의 타냐 같은 역할도 했고 좀 더 개성적으로 풀어가려고 했다. 관객들의 마음을 읽으려고 하는 게 있다.”

전수경 김선경

Q. 전수경은 한국 뮤지컬의 산증인이 되고 있다. 배우 인생에서 지금 어디까지 왔다고 생각하나.

“반은 넘긴 것 같다. 연기 커리어에서 절반은 확실히 넘어갔고 지금은 후반부에 들어간 것 같다. 예전에는 '내가 이 역할로 빛나고 싶고, 상도 받고 싶었다'면, 지금은 진짜 프로들과 일하고 싶은 생각이다. 나만 즐거워도 안 되고 작품만 좋아도 안 된다. 경쟁보다는, 함께 발전해 가려고 하는 스태프, 배우들과 즐겁게 배우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오! 캐롤'의 매력을 얘기하자면?

“1960년대 락앤롤 음악이 전반적으로 흐른다. 인물들이 다양한 커플들이 나오는데 누구는 소극적인 사람이고 누구는 약간 오버하는 사람도 있고, 중년의 유쾌한 게 있다. 세대별로도, 이야기별로도 맛있는 한 끼 식사가 될 것이다.”

전수경이 출연하는 뮤지컬 '오! 캐롤'은 오는 19일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사진=클립서비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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