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영화 스크린 현장

[CANNES+] '악녀' 김옥빈 1:100 결투…본적 없는 액션의 비밀

김지혜 기자 작성 2017.05.23 07:23 조회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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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

[SBS연예뉴스 | 칸(프랑스) 김지혜 기자] "어릴 때 슈팅 게임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게임기를 못 사서 아쉬웠어요. 그걸 액션 시퀀스에 적용해보고 싶었습니다"

영화 '악녀'를 연출한 정병길 감독이 오프닝을 장식한 김옥빈의 1:100 결투 신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22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악녀'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병길 감독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상영 후 화제를 모은 오프닝 액션에 대해 "어릴 때 슈팅 게임을 하고 싶었는데 게임기를 못 사서 갈증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또한 "2~3년 전 VR 단편 영화를 제안받은 적이 있다. 그걸 준비하면서 느낀 매력을 2D 영화에서 써보자고 해서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오프닝을 채운 액션 시퀀스는 종전의 한국의 액션 영화에서 본 적 없는 연출과 구성이 돋보인다. 킬러로 교육받은 숙희(김옥빈)는 폐건물의 복도를 전진하며 총과 칼 등의 도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액션의 다채로운 합은 물론 화려한 카메라 워킹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악녀

특히, 해당 장면은 숙희의 시점 샷으로 촬영돼 마치 관객이 주인공의 어깨에 메달려 결투를 지켜보는 듯한 현란한 느낌을 준다.

정병길 감독은 "총을 사용한 액션 신은 칼을 무기로 쓰는 복도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 과정 같은 것이었다. 카메라를 한 번도 끊지 않고 롱테이크로 간다면 주인공과 같은 호흡으로 자기가 싸우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결국, 롱테이크의 액션 신은 '도장깨기'와 같은 액션을 의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병길 감독은 "숙희가 만나는 인물들이 첫 번째, 두 번째가 다르길 바랐다. 그래서 어떤 대결 인물들은 마스크를 씌워 닌자 느낌을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장면을 소화한 김옥빈도 치열했던 후일담을 전했다. 김옥빈은 "여자 킬러 캐릭터를 위해 철저하게 준비한 것은 배우로서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 앵글을 보면 알겠지만 액션 연기는 CG가 아니라 카메라 감독과 함께 와이어를 달고 직접 촬영했다. 나의 합은 카메라 감독과 한 몸이 돼서 한 거다. 그런 과정 중에 많이 다치기도 했다. '악녀'를 촬영하면서 액션 영화라는 게 합을 보여주는 것만 아니라 카메라와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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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경이롭고 독창성인 액션 신은 졍병길 감독의 오랜 파트너인 권귀덕 무술 감독과의 협업 끝에 완성됐다. 권귀덕 감독은 정병길 감독의 데뷔작 "나는 액션배우다", "내가 살인범이다" 이어 세 번째 앙상블을 이뤘다.  

여전사 캐릭터를 내세운 영화의 설정 때문에 '킬빌'이나 '니키타' 등을 오마주하거나 레퍼런스 삼았을 여지에 대해서는 자신의 유년시절을 장식했던 영화들을 언급하며 부정하지 않았다. 

정병길 감독은 "초등학교 다닐 때 뤽 베송 감독의 '니키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러다가 '펄프 픽션'을 보고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 생각했다. 또 숙희의 이미지는 김기영 감독 '하녀'에서 느꼈던 섬뜩한 이미지, 돼지 피를 뒤집어쓰는 '캐리' 장면 등을 이어붙이며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악녀'는 살인 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가 그를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강렬한 액션 영화로 국내에는 6월 8일 개봉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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