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은미, 친절한 음악가 아니었다는 반성 속 탄생한 진한 위로

작성 : 2014-04-15 14: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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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은미, 친절한 음악가 아니었다는 반성 속 탄생한 진한 위로
이은미

[SBS연예뉴스 | 이정아 기자]여기, 이은미가 전하는 진한 위로의 메시지가 있다. '스페로 스페레'(Spero Spere)...이은미는 이번 음반을 통해 듣는 이들에게 위로와 잘 살아왔다는 격려를 보낸다.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다”라는 뜻의 라틴어를 타이틀로 하는 이번 음반에는 '마비''가슴이 뛴다''해피블루스''사랑이 무섭다''괜찮아요' 등 총 5곡이 수록돼 있다. 그냥 편안하게 마음을 열고 듣다보면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요즘 이선희, 이승환, 이소라 등이 완성도 높은 음반으로 음악 팬들을 만나고 있다.
“음악가로서는 음반을 정말 열심히 잘 만들어도 타이틀 곡 외에는 들어주지 않으니까 그게 너무나 아쉬울 때가 있다. 경력이 20년이 넘는 음악가들을 퇴물 취급하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 음반이 얼마나 그윽할까를 기대해주는 게 아니라 퇴물로 생각해버리는 느낌을 받을 때면 더욱 슬프다. 내가 정점의 소리를 내고 있는 악기라고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명기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연주자의 연습량이 묻어나야 되듯 보컬리스트도 마찬가지다. 들어보기도 전에 '이은미 또 냈어?' 그런 말을 듣는다면 너무나 섭섭할 것 같다.”

인터뷰 중에 '위로'라는 말을 자주 한다.
“세월을 그냥 얹기만 하면 나이는 저절로 먹는 줄 알았다. 그런데 세월이 지날수록 나도 자꾸 뒤돌아보게 되고 공연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그럴 때마다 체력이 녹록치 않음을 매해 느낀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직접 몸과 마음으로 경험하다보니 내가 그다지 팬들에게 친절한 음악가가 아니었음을 느끼게 됐다. 나도 힘들 때 이렇게 위로를 받고 싶은데 팬 여러분들은 내 음악을 통해 얼마나 그런 것을 원했을까 싶었다. '힘들고 까칠해도 괜찮고 아직은 기댈만한 게 있을 거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그런 말을 해주고 싶었다.”

당신을 보면 참 강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나도 여러분과 똑같이 생활인으로서, 인생을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이 시대에 대해 고민한다. 내가 걸어가고 있는 현실이 어떤 건지 그대로 말해주고 싶었다. 혼자 당하는 것 같은 사랑도 괜찮다고, 다시 힘내 볼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그러다 보니 음반 타이틀도 '살아있는 한 서로 믿어보자'는 생각에서 이렇게 짓게 됐다. 그래서 음반에 유난히 '괜찮다'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아마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인가 보다.”

개인적으로 괜찮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더 그런 건가.

“나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이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을 하고 그것으로 생활인으로서 만족할 만한 생활을 하고 있어서 세계에서 0.1% 안에 드는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주변을 잘 챙기지 못하고 살았다. 후배들이나 동료들이나 다 비슷한 고민이 있지 않냐. 다 그 나이에 겪는 고민이 비슷하잖아. 나도 내 나이에 맞는 고민을 하고 있다. 매해 체력적으로 버겁게 되고 나도 음악을 빼고는 여러분들과 똑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어서 여자로서의 고민도 있다. 또 감각적으로 자꾸 녹스는 건 아닌가 들여다보게 되고 정체돼 가는 것은 아닌가, 나이 들면 생기는 자연스런 고민이 있다.”

이은미

이번 음반을 대중들이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하는 게 있는지 궁금하다.

“어떤 음악이 대중의 인정을 받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만드는 사람의 위치나 입장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들어주는 분들이 생명력을 갖게 해주는 거다. 그건 오롯이 듣는 분들의 몫이다. 다만 나는 현재 진행형으로 발전하려 노력한다. 음악가로서 쌓아가는 경험들이 음반의 중심이 됐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번 음반으로 내가 어디로 가려하는지 눈치 챌 수도 있다.”

작업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있을 것 같다.
“쉽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친절해지고 싶다. 나도 여러분들이 더 쉽게 다가올 수 있고 '이은미에게 원한 건 이런 거였는데 이게 딱 맞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은데 잘 안 되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꿈꾸는 것에 근접하면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과는 괴리감이 있다. '이은미는 애국가를 불러도 어려워'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는데 무척 반성을 많이 했다. 그게 나라서 완전히 바뀔 수는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복잡한 장르나 복잡한 노랫말로 여러분들의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다.”

데뷔 25주년을 맞았다. 팬들의 사랑이 함께한 시간이었다.
“음악을 하면 할수록 자유로워 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알 것 같은데 그게 탁 손에 잡히지는 않는다. 내 삶도 잘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 중이다. 규모나 크기, 화려함 이런 것에 흔들리는 단계는 지난 것 같다. 규모나 화려함보다는 내가 어떤 무대든 간에 그 무대에 온 힘을 쏟았기에 뒤도 안돌아보고 툭 내려놓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매 무대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자꾸 곱씹게 된다. 재미있게 하고 싶고 후회하고 싶지 않다.”

결혼을 했다. 결혼이 음악에 끼친 영향도 있을 것 같은데 그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거는 전혀 상관이 없다. 생활인 이은미와 음악인 이은미는 분리 돼 있기에 결혼이 100% 영향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것 때문에 지장이 있거나 그렇다면 프로로 일하기가 힘들겠지. 내가 흔들리면 안되니까.”

그녀의 단단한 목소리를 오랫동안 듣고 싶다. 체력 관리에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단한 그녀의 목소리처럼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이은미,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를 꿈꾼다.
“하루에 필라테스 한 시간, 수영 한 시간, 골프 한 시간 반 치고 강아지랑 한 시간 산책을 하는 것을 보고 우리 스타일리스트가 철인3종경기 나가라고 하더라.(웃음) 몸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서 재미있고 체력을 유지해 놓는 게 투어를 하기 전에는 필수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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