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그알' 염순덕 피살사건, 기무사는 답해야 한다

작성 : 2018-04-01 14: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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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염순덕 피살사건, 기무사는 답해야 한다
그알 정글 골목식당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심각한 무능인가. 조직적 은폐인가. 정황과 증거는 후자를 향하고 있다.

31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다시 한번 '육군상사 염순덕 피살사건'의 의혹을 파헤쳤다.

염 상사는 2001년 12월 11일 밤 11시 40분경 가평군 102번 도로에서 대추나무 몽둥이에 가격당해 살해당했다. 강력한 피의자는 사망 직전 술자리를 함께했던 수송관 홍 준위와 기무사 대원 이 중사였다.

제1부에서는 시신 발견 직후 현장과 현장 인근에서 담배꽁초와 범행도구가 발견되어 유력한 용의자가 두 명의 군인으로 좁혀졌음에도 17년간 이 사건이 미제가 된 의혹을 소개했다.

제2부는 17년 전 사건이 미궁으로 빠진 데에 결정적인 이유가 따로 있다는 제보자의 놀라운 증언으로 시작한다. 누군가가 유력 증거를 조작하고 수사에 혼선을 주어 사건 해결을 미제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당시 경찰의 석연찮은 수사가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특히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이 경위가 은폐에 가담했을지 모른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특히 현장에서 발견된 담배꽁초 2개가 이 중사와 홍 준위 것으로 국과수 조사 결과 밝혀졌음에도 경찰은 3개월 후 동료 형사들의 또 다른 담배꽁초를 국과수에 의뢰했다. 기무사 대원 이 중사의 DNA를 은폐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에 대해 표창원 의원은 "사건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새로운 증거물이 감정 의뢰되는 것은 진정한 증거물의 증거 능력을 훼손시키는 물타기다."라고 지적했다.

염순덕 상사의 부인인 박선주 씨는 믿었던 이 경위의 증거 은폐 의혹을 듣고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이 경위는 저한테 자기하고 우리 신랑하고 한 살밖에 차이 안 나서 이 사건에 애착이 간다고 한다. 그런데 이건 우리 애기 아빠를 위해 한 수사가 아니지 않느냐. 이 중사를 위해 한 수사 아니냐. 왜 그랬는지 좀 찾아줘요"라고 오열했다.

박선주 씨는 이 경위를 찾아갔다. 그 자리에서 "당시 DNA 결과를 숨긴 이유가 무엇인가? 왜 죽었는지도 모르는데 왜 은폐됐는지는 알아야 할 것 아니냐. 군에서 시키지도 알았는데 스스로 은폐한 것이냐"고 추궁했다.

염순덕 피살사건의 모든 정보는 이 경위에게 집중돼 있었다. 현장의 담배꽁초와 이 중사의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이 전해지기 전, 이 경위와 이 중사의 만남을 목격한 형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명의 형사는 곧 전출당했다. 모든 상황이 이 중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게끔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표창원 위원은 경찰의 사건 은폐 의혹에 대해 "여러 가능성이 있다. 첫 번째는 극단적 무능, 두 번째는 (경찰이)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돈을 받았을 수도 있다. 세 번째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의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제작진은 당시 관할 기무부대의 내부보고서를 어렵게 입수했다.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지기 전에 작성된 최초 보고서에는 故 염순덕 상사의 사망 원인이 뺑소니 사고로 기재돼 있었다.

'그알'은 기무사가 초기부터 군 수사 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사건 은폐와 축소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 이유로는 기무사가 당시 사회적 분위기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염순덕 상사가 사망했던 2001년은 김훈 중위와 허원근 일병 사건 등 군 의문사에 대한 진상규명 열기가 뜨거웠던 시기였다.

군법무관 출신 최강욱 변호사는 "참모장 문두시 씨가 별을 하나 더 달고 기무사령관이 됐는데 사령관이 되자마자 이런 일로 기무사가 또 조명을 받게 되면 당시의 어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에 역사적인 의미나 분위기에서 기무사가 해체되는 상황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위험성까지 느꼈을지도 모르겠다"고 추측했다.

제작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한 기무사는 "염순덕 상사의 살인사건은 헌병 소관으로 기무사는 관련이 없고, 해당 문서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는 형식적인 답변서를 보내왔다.

군 법무관 출신 전문가는 염순덕 상사 피살 사건에 대해 "의문사가 될 수 없는 사건이 의문사가 된 거다. 군 역대 군 의문사 사건 중에 제일 최악의 사건 아닌가 싶다"고 분노했다.  

17년간 진실은 봉인됐다. 기무사는 자신들을 향한 물음표에 제대로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