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픽처] '신세계' 대박 친 박훈정, '마녀'로 존재 증명할까

작성 : 2018-06-08 18: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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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신세계' 대박 친 박훈정, '마녀'로 존재 증명할까
마녀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2013년 개봉한 영화 '신세계'는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관객에게 회자되는 히트작이다. 개봉 당시보다 지금 더 가치가 격상된 것 같기도 하다. 범죄 느와르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신세계'와 비교하는 관객들이 적잖기 때문이다. 최근 '독전'이 개봉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박훈정 감독에게 '신세계'는 빛나는 대표작인 동시에 넘어야 할 산 같은 존재다. 더욱이 그는 이후 선보인 '대호', 'V.I.P'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최근작인 'V.I.P'의 경우 여혐 논란에 시달리며 흥행 실패보다 더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다섯 번째 연출작인 '마녀'는 박훈정 감독에게 중요한 기로가 될 작품이다. 세 작품 연이은 실패는 상업영화 감독에게 치명적인 낙인이 될 수 있다. 흥행과 비평 어느 쪽에서든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아야 할 시기다.

신세계

8일 오전 열린 '마녀'의 제작보고회에서는 5분 분량의 풋티지 영상이 공개됐다. 한국판 '공각기동대'로 불렸던 시나리오가 영상으로 처음 베일을 벗었다.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이다.

예상대로 액션 시퀀스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벽을 타고 가로지르거나 천장 높이 뛰어오르는 등 좁은 공간의 특성과 한계를 활용한 화려한 액션은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복도에서 수많은 인물이 부딪치는 장면 또한 각 동선과 움직임이 완벽하게 계산돼 있어 완성도 높은 대규모 액션으로 이어졌다. 영화의 액션은 '아저씨'로 한국 액션 영화의 신기원을 연 박정률 무술 감독이 맡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영화의 액션은 배경 소스를 촬영한 뒤 배우의 전신을 스캔해 구현한 디지털 캐릭터에 조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더욱 짜릿하고 창의적인 액션 장면을 구현할 수 있었다.

마녀

'마녀'는 박훈정 감독이 '신세계' 차기작으로 준비하던 프로젝트였다. 그는 "'신세계' 후 다음 작품으로 '마녀'를 준비 중이었는데 갑자기 '대호'를 하게 돼 순서가 뒤로 밀렸다"며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고민하던 것이 있다. 인간이 악하게 태어나서 선하게 변해가는지, 아니면 선하게 태어나 악하게 변해가는 것인지에 대해 궁금했다"고 말했다.

한국판 '공각기동대'로 불렸던 것과 앞서 개봉한 '악녀'와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훈정 감독은 "'공각기동대'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스토리에는 큰 차이가 있다. '악녀'는 재밌게 봤다. 그러나 그 영화가 여성 액션 영화라면, '마녀'는 완전히 액션 영화라고 하기는 어렵다. 우리 영화에서 액션은 서사를 풀어가기 위한 도구다. 작품과 결이 맞는 자연스러운 액션을 연출하기 위해 무술팀과 의견을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마녀'는 순제작비 65억을 투입한 중소 규모의 영화다. 대규모 액션신이 포함된 영화를 이토록 검소한(?) 비용에 찍을 수 있었던 것은 스타급 배우의 캐스팅에 연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신인 배우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신선한 얼굴을 찾기 위해 오디션을 진행했고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신예 김다미가 캐스팅 됐다.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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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다미는 170cm의 큰 키에 수수한 얼굴의 소유자였다. 전형적인 미인은 아니지만, 어떤 캐릭터를 맡느냐에 따라 다른 색깔을 낼 수 있을 것 같은 무채색 매력이 돋보였다.

또한 '피에타'로 절정의 연기력을 과시했던 조민수가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한다. 의문의 사고 후 사라진 자윤을 쫓는 '닥터 백'으로 분해 얼음 같은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박훈정의 페르소나인 박희순은 '미스터 최'로 분해 존재감 있는 열연을 펼쳤다는 후문이다. 충무로의 영건 최우식은 '귀공자'라는 묘한 캐릭터를 부여받아 살벌한 악역 연기를 펼쳤다.

배우의 스타성이나 이름값이 아닌 개개인의 신선한 매력과 탄탄한 역량으로 구성한 알찬 캐스팅이다. 

투자배급사 워너브라더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박훈정 감독이 처음으로 삼각 구도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선보인다. 그만큼 다채로운 캐릭터 구성에 신경 쓴 작품이다. 시나리오 작가('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 출신인 박훈정 감독은 그동안의 영화에서 찍어야 할 것만 찍는 효율적 연출을 추구했다면 이번 작품은 좋은 컷을 만들어내기 위해 어떤 작품보다 집념을 발휘한 작품이다. 그런 점에서 진일보한 결과물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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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는 최근 진행한 모니터 시사회에서 평점 4점(5점 만점)을 넘겼다. 액션 영화에서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던 고평점이다. 물론 모니터 시사라는 것 자체가 소수 인원의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한 것인 만큼 실제 관객의 만족도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표본 집단의 평가는 관객의 반응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참고가 된다.

'마녀'는 오는 6월 27일 개봉한다. 같은 날 '허스토리',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와 맞대결을 펼친다. 한 주 뒤인 7월 4일에는 '변산'과 '앤트맨과 와스프'가 경쟁에 가세한다. 여름 시장의 포문을 여는 경쟁에서 '마녀'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손익분기점은 240만 명이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신세계2'를 기다리고 있는 관객에게 또 다른 색깔의 작품으로 박훈정이라는 브랜드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ebada@sbs.co.kr 

<사진 =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