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픽처] 리암 니슨→메간 폭스, 할리우드 배우가 왜 충무로에?…"돈과 명분 사이"

작성 : 2018-08-26 12: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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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리암 니슨→메간 폭스, 할리우드 배우가 왜 충무로에?…"돈과 명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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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할리우드 섹시 스타 메간 폭스가 충무로의 블록버스터 영화에 출연한다.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고 곽경택·김태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장사리 9.15'에 캐스팅됐다.

'장사리 9.15'는 2016년 개봉한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의 뒤를 잇는 전쟁 블록버스터로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위해 북한군을 혼동시키려 벌인 양동작전이었던 '장사상륙작전'을 다룬다. 제작사 태원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 이후 한국전쟁 영화 3부작 제작을 공표했고, 계획에 따라 '장사리 9.15'를 두 번째 카드로 꺼냈다. 

흥미로운 것은 두 편 모두 할리우드 특급 스타 캐스팅에 성공해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는 것이다. '인천상륙작전'에는 '쉰들러 리스트', '테이큰'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연기파 액션 스타 리암 니슨을, '장사리 9.15'에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히로인 메간 폭스를 캐스팅했다.

'장사리 9.15' 제작진은 장기간 캐스팅을 위한 치열한 물밑 작전을 벌였다. 태원의 정태원 대표는 2017년 초 여성 종군 기자 마가렛 히긴스 역에 할리우드 톱스타를 캐스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제시카 알바와 엠마 스톤을 섭외 중이라는 정보를 흘리기도 했다.

엠마 스톤의 경우 '라라랜드'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개런티가 오르고, 스케줄 조율이 여의치 않아 일치감찌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원 대표는 지난해 2월 "제시카 알바의 출연이 유력하며 개런티 협의 중"이라는 긍정적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배우 에이전시 측에서 "제안 받은 적 없으며 어떤 관계도 없다"는 상반된 입장을 발표해 캐스팅 관련 촌극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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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제시카 알바도 아니고, 엠마 스톤도 아닌 메간 폭스가 최종 확정됐다. 종전 캐스팅 보드에서 몇 순위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메간 폭스급 스타의 캐스팅이 성사됐다는 것만으로도 빅뉴스인 것은 사실이다.

메간 폭스가 마가렛 히긴스 역할에 이미지적으로 어울릴지는 미지수다. 섹시 스타 이미지가 강한 탓이다. 마가렛 히긴스는 뉴욕 헤럴드 트리뷴지의 여성 종군기자로서 위험천만한 전장을 누볐으며, 특히 6.25 전쟁의 이면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사회에 한국지원을 요청했던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이는 배우의 노력과 연출의 역량으로 보완될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 

그보다 더 궁금한 것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충무로 진출을 하는 진짜 이유다. 리암 니슨에 이어 메간 폭스도 과감한 결정을 했다. 지난해 여름 천만 관객을 동원한 '택시운전사'에는 아카데미 수상작 '피아니스트'(감독 로만 폴란스키)에 출연했던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 하반기 개봉을 앞둔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에는 할리우드와 프랑스를 오가는 명배우 뱅상 카셀이 출연한다. 

'돈'과 '명분'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인천상륙작전'에 맥아더 장군으로 출연했던 리암 리슨은 당시 200만 달러(한화 약 22억)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할리우드에서 영화 한 편당 받는 출연료의 1/10 수준이었다.

그러나 할리우드에서는 영화 전체를 이끌었고, '인천상륙작전'에서는 15분 남짓 등장했다. 리암 니슨의 촬영은 2주 만에 끝났기 때문에 노동 시간과 출연 분량 대비 짭짤한 수익이라고 볼 수 있다.

인천

메간 폭스의 출연료는 현재로서는 알려진 바 없다. 업계 관계자는 충무로 정상급 여배우의 개런티 이상은 받았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태원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메간 폭스의 출연 분량은 15분 내외다. 역시 노동 대비 쏠쏠한 수입이 예상된다.

물론 이들은 출연료가 비싼 만큼 제 몫을 한다. 제작 및 개봉 단계에서부터 무형의 홍보 효과를 낸다. 일단 할리우드 톱스타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관객의 호기심이 증폭된다. 게다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6·25전쟁의 이면을 다룬 영화라는 소재적 관심도 더해져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출연에는 수입만큼이나 명분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리암 니슨은 '인천상륙작전'의 출연을 결정한 것에 대해 "한국전쟁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전설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맥아더 장군을 연기하는 것이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나리오 역시 흥미진진했고 매우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기파 배우답게 출연에 앞서 맥아더 장군의 각종 자료를 찾아보며 인물을 학습해나갔다.

메간 폭스 역시 '장사리 9.15' 캐스팅을 결정한 것에 대해 "'장사리 9.15'의 시나리오 속 실존 인물인 마가렛 히긴스에 매료됐으며, 다른 스케줄을 조정해서라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트랜스포머'로 스타덤에 올랐으나 섹시 스타 이미지에 갇혀 비슷비슷한 역할에 소비되어왔다. 마가렛 히긴스라는 역사에 남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며 배우로서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야심찬 각오에 따른 결정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메간 폭스는 "마가렛 히긴스를 재현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캐릭터 분석에 몰두할 예정이다"라며 결의를 다졌다.

더욱이 한국 영화 시장의 위상이 전세계 5위권으로 부상하면서 해외 스타들에게도 도전해볼 만한 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영화 대작이 국내에서 500만 이상 1,000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하고 나아가 아시아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행', '신과함께'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 영화 출연에 개방적인 할리우드 스타들에겐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을 동시 겨냥할 수 있다는 명분이 생기는 셈이다.     

메간폭스 기자회견

'장사리 9.15'는 가장 중요했던 배우 캐스팅을 끝내 제작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메간 폭스는 영화 전체를 구성하는 한 사람으로서 작품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배우를 어떻게 써먹느냐는 온전히 감독과 제작사의 몫이다.

'인천상륙작전'이 막대한 제작비(175억 원)와 화려한 캐스팅(이정재, 리암 니슨, 이범수)에 힘입어 전국 700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국뽕 영화', '정권 헌정용 영화'라는 반응을 얻으며 작품성 면에서는 혹독한 비판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배우 개런티에 많은 제작비를 쏟은 탓인지 전쟁 영화의 스펙타클 묘사 면에서도 관객의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무엇보다 리암 니슨의 활용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연기 측면에서는 "'서프라이즈'의 재연배우 같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장사리 9.15'는 이같은 전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할 것이다. 

다행히 '장사리 9.15'는 관록을 자랑하는 곽경택 감독이 공동 연출자로 나선다. 다양한 장르, 대작 영화에 많은 경험을 가진 감독인 만큼 높은 완성도의 상업영화를 만들어낼 것을 기대해본다.

ebada@sbs.co.kr          

<사진 = 김현철 기자, '트랜스포머' 스틸, '인천상륙작전'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