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회 아카데미] '기생충' 신화의 숨은 주역 이미경…마이크 잡은 이유

작성 : 2020-02-10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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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회 아카데미] '기생충' 신화의 숨은 주역 이미경…마이크 잡은 이유
기생충 아카데미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가운데 영화의 숨은 공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에 이어 시상식 최고상인 작품상을 받았다.

감독상이 영화를 만든 연출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라면, 작품상은 영화를 제작한 제작자와 제작사에 주는 상이다. 단체상의 의미도 있는 만큼 영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와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작품상이 호명된 후 봉준호 감독과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의 곽신애 대표, 배우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이정은, 최우식, 박명훈, 박소담이 무대에 올랐고 홍경표 촬영감독, 이하준 미술감독, 양경모 편집감독도 나란히 섰다.

기생충 아카데미 게티이미지코리아

곽신애 대표는 작품상을 수여한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후 한 여성을 무대 중앙으로 이끌었다. 이미경 CJ 그룹 부회장이었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손녀이자 이재현 CJ 그룹 회장의 친누나다.

1995년부터 CJ 엔터테인먼트를 이끌며 300편이 넘는 한국 영화에 투자를 해온 인물이다. 이미경 부회장은 2003년 봉준호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인연을 맺은 후 '마더', '설국열차', '기생충'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현재는 건강 악화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기생충'을 직접 챙기며 글로벌 프로젝트로 확장시켰다. 칸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책임프로듀서(CP) 자격으로 참석해 홍보전에 힘을 보탰다.

이날 시상식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미경 회장은 영어로 "난 봉준호의 모든 것이 좋다. 그의 웃음, 독특한 머리스타일, 걸음걸이와 패션 모두 좋다"면서 "그가 연출하는 모든 것들, 그중에서도 특히 그의 유머 감각을 좋아한다"고 운을 뗐다.

봉준호

이어 "'기생충'을 후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사람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면서 "그리고 내 남동생(이재현)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고 덧붙였다.

이미경 부회장은 "한국 영화를 봐주신 모든 관객분께도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의견 덕분에 우리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고, 계속해서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재차 고마움을 표했다.

작품상이 제작사와 제작자를 위한 상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투자사 관계자의 긴 수상 소감은 옥의 티라고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은 시상식에서 수상할 때마다 CJ의 지원에 감사를 표할 정도로 그 영향력은 컸다.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미경 부회장이 이번 수상을 계기로 경영 일선에 복귀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ebada@sbs.co.kr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