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수다] 안효섭 "내 인생의 김사부, 이제 찾아보려고요"

작성 : 2020-03-18 14: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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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안효섭 "내 인생의 김사부, 이제 찾아보려고요"
안효섭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드라마 가 시즌 1과 2 모두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으며 '김사부'는 이제 하나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환자를 살리고자 하는 진정한 의사라는 단편적인 의미 뒤에, 다음 세대가 보다 나은 미래를 맞을 수 있도록 부조리한 현실에 대항할 줄 알고, 그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어른'. 우리가 왜 사는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힘에 부칠지라도, 이걸 '낭만'이라 받아들이고 즐길 줄 아는 이 시대의 '진짜 어른'. 그게 바로 '낭만닥터 김사부'가 두 개의 시즌을 관통해서 보여준 '김사부'란 존재다.

배우 안효섭은 (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에서 외과 펠로우 2년 차 서우진 역을 맡아 불안정한 현실에 시니컬하기만 했던 청춘이 의사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이미 시즌1의 성공으로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컸던 상황에, 시즌2에 투입되는 배우로서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안효섭은 그 부담을 보기 좋게 떨쳐냈다. 회가 거듭될수록 돌담병원과 구성원들에 적응해 나가며 스스로 성장하는 서우진을 안정적으로 연기해냈고, 이는 시청자의 칭찬과 인정으로 이어졌다.

안효섭이 서우진이란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사부'를 연기한 배우 한석규가 있었다. 안효섭은 실제로도 김사부 같은 대선배, 한석규의 애정 어린 관심 속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며 서우진을 완성해냈다.

안에서는 한석규를 만났지만, 인간 안효섭의 인생에서는 아직 김사부 같은 존재가 없다고 한다. 실제의 안효섭은 '집돌이' 생활로 바깥 활동을 잘 안 하다 보니 사람을 만나는 게 어색하기만 한 스물여섯의 청년이다. 그래서 안효섭은 올해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보다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며 김사부 같은 인생의 멘토를 찾아보는 것이다. 흔들릴 때 잡아주고 길잡이가 될 만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멘토가 곁에 있다는 건 축복이다. '낭만닥터 김사부2'를 통해 비로소 자신을 깨고 나오기 시작한 안효섭에게, 그 축복 같은 일이 어서 일어나길 바란다.

안효섭

Q. 가 두 자릿수 시청률로 시작해 마지막에 무려 27% 시청률을 찍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큰 인기 속에서 무사히 종영했어요.
안효섭: 시청자 분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 성원에 힘입어 잘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저 역시 성장할 수 있었던 즐거운 과정이었고요. 지금처럼 증오와 질투가 팽배한 시대에, 이 드라마가 조금이라도 희망과 좋은 메시지로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저한테 뜻깊은 작품이라 잊히지 않을 거 같아요.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저 또한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을 게요.

Q. 이번 작품을 통해 스스로도 성장했다고요?
안효섭: 지금 청춘들은 자기 인생에 어떤 기준, 어떤 철학을 두고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을 거예요. 저 또한 그랬어요. 전 낭만과는 거리가 멀고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항상 합리적인 걸 따졌죠. 근데 이 드라마를 하면서 낭만이란 건, 기다린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는 것이고, 찾느냐 마냐 선택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마음만큼 행복해진다고 해요. 이 드라마를 통해 조금 더 낭만을 적극적으로 찾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모든 면들을 긍정적이고 낭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배움의 시간이 된 거 같아요.

Q. 성공한 작품에 새로 투입되는 배우라는 게 부담이 컸을 거 같아요. 이미 익숙한 시즌1의 공간, 인물들 사이에 새로운 얼굴로 들어가는 거라 낯설게 보일 수도 있고, 어쩔 수 없이 앞선 시즌과 비교대상이 될 테니까요.

안효섭: 작가님 감독님과의 첫 미팅에서 대화를 나누며, 저와 우진이가 겹치는 부분이 보인다면서 함께 해보자고 하셨고, 전 고민할 필요 없이 그러겠다고 했어요. 물론 부담감은 있었죠. 설렘 반 걱정 반이었어요. 아무래도 감독님, 작가님, 제작팀이 다 시즌1과 같은 분들이고, 한석규 선배님을 비롯해 다른 연기자 선배님들도 다 똑같았으니까요. 특정 인물 몇 명만 바뀌는 거라, 이건 비교가 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시즌1의 팬이었던지라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더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고요. 그래서 심적으로 더 부담스럽고 힘들었는데, 많은 분들이 제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셔서 그 힘으로 버텨냈던 거 같아요.

안효섭

Q. 감독, 작가님이 서우진과 안효섭에게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 건 어떤 면 때문인가요? 실제 성격이 서우진과 좀 비슷한가요?
안효섭: 우진이와 겹치는 부분들이 꽤 있었어요. 특히 사람들한테 벽을 두고 알아가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 인간관계를 힘들어한다는 부분이 저와 비슷했어요. 물론 제가 우진이처럼 적대적이지는 않아요. 다만 기본적으로 사람을 대할 때 어느 정도 선을 둔다는 건, 저와 비슷한 부분이에요. 다른 점은, 우진이처럼 그렇게 답답한 성격은 아니에요. 우진이는 나름의 서사가 있기 때문에 그런 답답한 행동들이 이해는 가지만, 제가 우진이였다면 조금 더 융통성 있게, 선을 넘어야 할 때는 넘으면서 그렇게 해결하고자 했을 거 같아요.

Q. 시즌1의 팬이었다면, '김사부' 한석규를 만났을 때 느낌이 남달랐을 거 같아요.
안효섭: 처음에는 낚시꾼 같았어요.(웃음) 낚시를 3일인가 하고 그 복장 그대로 첫 미팅 자리에 오셨더라고요. 굉장히 자유로운 분이라는 걸 느꼈어요. 상상했던 이미지 그대로였죠. 웃으실 때 빛나는 뭔가가 있었어요. 이런 게 후광이구나, 싶었죠.

Q. 첫 만남에 후광을 느꼈다니, 평소 한석규 배우를 얼마나 존경해 왔는지가 느껴지네요. 그런 한석규 배우와 같이 연기해보니 어떻던가요?

안효섭: 배움의 연속이었어요. 선배님은 제게 신 하나하나를 정말 열심히 알려주셨어요. 그게 선배님이 겪었던 시행착오들, 본인이 잘 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거라, 귀에 정말 쏙쏙 들어오더라고요. 저한테는 감사한 선배님이었어요.

안효섭

Q. 한석규 배우는 실제로도 김사부 같았군요?
안효섭: 그냥 김사부 그 자체예요. 촬영장에서도 다들 "사부님"이라 불렀어요. 김사부와 한석규 선배님은 비슷한 접점이 너무 많아요. 김사부란 캐릭터가 괴짜 같은 면이 있는데, 그런 면도 가지고 계시고, 자기만의 확실한 세계관도 있으세요. 그게 또 현장에서는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요. 한석규 선배님이 저와 (김)민재에게 밥을 사주신 적이 있는데, 과거 연습생 때부터 있었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셨어요. 제가 안 좋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같이 욕도 해주셨는데, 이상하게 그게 위로가 되더라고요. 또 선배님은 공통적으로 후배들에게 처음에 연기를 왜 시작했는지를 다 물어보셨어요. 그렇게 한 명 한 명에 대해 궁금해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어요. 오로지 연기밖에 생각 안 하시는 분이세요.

Q. 그런 한석규 선배한테 들은 조언들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안효섭: 동기부여가 됐던 말이 있어요. 지나가다가 "연기라는 게 잘할수록 재미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말이 와 닿았어요. '나도 빨리 재밌게 연기해보고 싶다', '무슨 느낌인지 겪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말씀이 자극이 많이 됐어요.

Q. 그럼 아직 연기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말인가요?
안효섭: 아니요, 재미는 느끼는데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잘한다는 게, 애매한 부분인 거 같아요. 연기라는 게 답이 없는 작업이라,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거고 못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다만 안주하고 싶진 않아요.

Q. 로 연기 칭찬 많이 받았잖아요. 이번에는 잘했다고 스스로 인정해도 되지 않을까요?

안효섭: 사실 아직도 댓글에 칭찬이 있으면, "어? 왜 이런 댓글을?" 하면서 의심해요. 전 솔직히 제 연기에 만족을 못 하거든요. 연기는 알면 알수록 부족함을 더 많이 느끼게 돼요. 항상 저 스스로의 평가에는 짜고 엄격했어요. 그게 더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했고요. 그래도 가끔 한 번씩은 저한테 상을 줘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저 자신에게 적어도 '수고했다'며 어깨를 토닥여줄까 해요.

안효섭

Q. 차은재 역 이성경 배우와 로맨스 연기도 펼쳤는데, 연기 호흡은 어땠나요?
안효섭: 성경 누나가 워낙 에너지가 넘쳐서 지칠 틈이 없어요. 정말 피곤할 텐데도 항상 웃는 얼굴이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연기에 임했어요. 같이 연기하면, 그 에너지를 제가 많이 받았죠. 누나를 만나기 전에는 천방지축 같을 줄 알았는데, 겪어보니 어른스러운 면도 있고 상대방을 잘 배려해주고 챙겨주는 성격이더라고요. 아주 좋은 호흡으로 잘 촬영했죠. 특히 누나가 키가 커서, 같이 서면 키가 맞아서 좋았어요.(웃음)

Q. 한국에서 시즌제 드라마가 계속 인기를 얻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는 시즌1 못지않은 사랑을 받았어요. 출연 배우로서, 그 비결이 뭐라고 생각해요?
안효섭: 기본적으로 시즌1 팬들이 있어 초반부터 기대를 많이 받기도 했고, 강은경 작가님의 필력, 감독님들의 연출력, 거기에 한석규 선배님의 출연까지, 이 세 가지가 제일 영향이 컸다고 생각해요. 강은경 작가님의 글 안에는,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는 거 같아요. 메시지도 명확하고, 현재 사회의 문제점들을 잘 녹여서 써주시죠. 메디컬 드라마지만 휴먼 드라마 같은 매력이 있어요. 그래서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아요. 그 위에 화룡정점으로 한석규 선배님이 있었죠. 저한테 한석규 선배님은 인간 이상의, 넘어선 존재 같이 보였어요. 중심을 정말 잘 잡아주셨죠. 물론 거기에 다른 선배님들과 스태프들의 모든 공이 어우러져 '낭만닥터 김사부'가 계속 사랑받은 게 아닐까 싶어요.

Q. 시즌3가 제작되고 출연 제의가 다시 들어온다면, 할 생각인가요?
안효섭: 물론이죠. 너무 좋은 경험이었고 제 가슴 한 켠에 남은 작품이니까요. 그렇다고 작가님과 감독님한테 부담을 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드라마라는 게 제작이 결정되기까지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고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잘 아니까요. 저 또한 팬으로서 기다릴 뿐이에요.

Q. 서우진에게 김사부가 있었다면, 안효섭에게는 어떤 멘토가 있을까 궁금하네요. 내 인생의 김사부가 있다면요?

안효섭: 실제 안효섭한테는 그런 존재가 없어요. 그래서 촬영할 때 한석규 선배님이 저한테 멘토가 되어 주셔서 정말 좋았어요.(웃음) 멘토를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것도 복이에요. 뭔가 갈등을 겪거나 조언이 필요할 때, 그런 존재가 없다는 게 답답하더라고요. 멘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아요. 제가 사람을 잘 안 만나니까 멘토를 만들 기회가 없었던 거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번 연도에는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알아가며 멘토를 찾아볼까 해요. 그게 올해 목표예요.

안효섭

Q. 멘토 찾기가 인간 안효섭의 올해 목표군요. 그럼 연기적으로 목표하는 게 있을까요?
안효섭: 목표라기 보단, 연기할 때만큼은 계속 배우는 자세가 되어 있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해요. 안주하지 않고 계속 배우려 하는 그런 자세가 멋있는 거 같아요. 또 너무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에 불안하지 않고 현재에 집중하자는 생각도 해요.

Q.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안효섭: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 왔던 거예요. 예전에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 경매에 당첨돼 다녀온 사람의 책을 읽었는데, 그가 설명한 워렌 버핏은 모든 걸 가졌으면서도 계속 배우려는 자세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었어요. 그게 멋있어 보여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쭉 생각하면서 지냈는데, 그와 비슷한 사람이 현장에 있더라고요. 한석규 선배님이었죠. 실제로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고, 멋있다는 생각과 함께 이게 맞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Q.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안효섭에게는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한석규만큼 좋은 김사부가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계속 멘토로서 인연을 이어가면 되지 않을까요?
안효섭: 그런가요?(웃음) 솔직히 드라마 촬영이 끝나니 다시 예전에 멀리서 바라보고 동경하던 한석규 선배님으로 돌아온 느낌이에요. 용기 내서 문자메시지라도 한 번 보내봐야겠어요.

Q. 그래요. 꼭 문자 보내 봐요. 마지막으로, 와 함께 한 시청자에게 한마디 한다면요?
안효섭: 이 삭막한 현대사회에, '낭만닥터 김사부2'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힘이 나셨으면 좋겠단 마음이었어요. 하루하루 너무 고생하시고 있고, 너무 잘하고 있고, 정말 응원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우진이와 돌담병원 사람들이 성장한 것처럼, 시청자 분들도 꼭 자신만의 낭만을 기다리지 않고 찾았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많은 사랑 보내주셔서 감사드리고,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 뵙도록 할게요. 건강 조심하시고요.

[사진제공=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