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수다] 현진영, 데뷔 30주년 책 발간..."제 인생의 명분 담았죠"

작성 : 2020-08-04 13: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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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현진영, 데뷔 30주년 책 발간..."제 인생의 명분 담았죠"
현진영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가수 현진영의 가요계 데뷔 30주년은 특별했다. 그는 기념 음반 대신 에세이 '나는 외계인이 되고싶다'를 발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피치 못할 사정도 있었지만, 그는 이 책을 통해서 '현진영도 하는데 누가 못해'라는 글의 힘을 전하기 위해 펜을 들었다.

현진영의 지난 30년은 남들보다 훨씬 더 파란만장했다. 20대 나이에 SM엔터테인먼트 1호 가수로서 가요계 정점을 찍었고, 힘든 시간을 겪으며 가수 인생이 끝날뻔하기도 했다. 음악적 멘토였던 재즈 피아니스트 아버지의 작고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아픔이었다.

"꿈이 뭔가?"라는 질문에 "외계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이 엉뚱한 뮤지션은 음악이 있기에 30년을 버텨왔다고 답했다. '나는 외계인이 되고 싶다'라는 고개를 갸웃할 만한 책 제목은, 음악을 통해 비로소 외계인이 된 보통 사람 현진영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

현진영

Q. 2005년 작고한 아버지에 대한 내용이 책 전반에 참 많습니다.

"'넌 어떻게 버텨냈어?'라고 물으면 '음악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그걸로 버텼다'고 답해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지만 그래도 살아내잖아요. 저도 별반 다를 게 없었어요. 50살이 된 지금 과거를 돌아보면 음악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어요. 그 음악을 제 몸안에 심어준 존재가 바로 아버지였어요. 현진영의 본질을 이야기하려면 아버지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어요."

Q. 아버지와의 가슴 울컥한 일화들이 참 많아요.

"아버지는 몇십 번씩 '다시 녹음해'라고 하신 분이었어요. 저는 아버지가 저에게 음악을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피아노 학원에서 '체르니'를 배워오면 아버지는 F코드를 들려주시며 '마음대로 쳐봐라'라고 하셨어요. 그때부터 F로 시작되는 재즈 음악들이 계속 이어졌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현석이(현진영의 본명) 코드 스케일 학습'이라고 써 있는 박스를 발견하고 많이 울었어요.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아버지가 제 안에 남겨놓은 음악은 영원히 살아있죠. 그게 재즈였어요."

현진영

Q. 1992년에도 출판을 했었어요. 벌써 두 번째 저자 활동이네요.

"92년에 쓴 '현진영 Go 진영 Go'는 인기 최정점에 있을 때, 대중들의 성원에 못 이겨서 쓴 책이었어요. 사실 대중들이 '현진영'이라는 가수에 대해서 너무 궁금해하니까 등 떠밀려서 낸 책이었는데 이번 책은 50살의 현진영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쓴 거예요. 문체가 굉장히 쉬워요. 혹자들은 웹툰 같다고 하기도 해요. 쉬운 글 스타일지만 그동안 방송이나 강연해서 한 적이 없는 진짜 현진영의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서 두 달 정도 글에 푹 빠져 지냈어요."

Q. 어떤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책인가요.

"지난해 '나의 길'이라는 곡을 발매한 뒤 대학교 진학에 실패한 고등학교 3학년 생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어요. 그들이 하는 고민들을 듣다 보면, 그냥 제 노래의 가사 같고, 책 얘기 같고 그렇더라고요. 전 그분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었어요. '이것밖에 할 줄 몰랐고 그래서 한 우물을 팠고 그게 내 길이 되었다'고요. 과시나 자랑이 아니라 '현진영도 하는데 왜 나는 못해'라는 생각을 한다면 저는 그것으로 감사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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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서 2년째 현진영 데이를 인기리에 진행 중이에요. 두 MC가 특별한 격려를 해주던가요.

"'이게 만화야 책이야'라고 하면서 말로는 아닌 척하지만 형이 잘되길 바라는 게 느껴져요(웃음). 오늘 아침에도 최욱은 책 관련 기사가 났다고 관련 링크를 보내주기도 했어요. '매불쇼' 창립 멤버인데, 저희 셋이 티키타카가 잘 맞아요. 저나 최욱이 가끔 멘탈이 무너질 때가 있는데 서로 돌아가면서 챙겨주기도 하고요. 이번에 저작권 문제로 현진영 데이가 큰 위기를 겪었는데 최욱과 정영진 씨, 담당 PD가 '형님이 매불쇼의 기둥이니까 끝까지 함께 할 거다'라고 하는데 울 뻔했어요. 저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참 고마워해요."

현진영의 데뷔 30주년 기념 에세이 '나는 외계인이 되고싶다'는 좌절을 거듭한 파란만장한 삶에서도 오직 음악 안에서만 숨을 쉴 수 있었다는 내용을 담는다. 그렇기에 이 책은 마침표가 아닌 그의 가수 인생의 작은 쉼표이자, '나는 여전히 잘살고 있다'는 외침의 따옴표다. 현진영은 데뷔 30주년을 맞아 책 출간뿐 아니라 기념 음반 및 공연도 기획할 계획이다.

ky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