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우겠다"던 오인혜의 안타까운 죽음…서른 여섯, 불꽃 같았던 삶(종합)

작성 : 2020-09-15 12:04:09

조회 : 3006

"꽃 피우겠다"던 오인혜의 안타까운 죽음…서른 여섯, 불꽃 같았던 삶(종합)
오인혜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대표작이 뭐예요?' 물으시면 작품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저는 '빨간드레스'라고 해요."

배우 생활을 하면서 얻은 웃픈 에피소드로 여겼던 말이 이제는 슬픈 메아리처럼 들린다. 한 배우가 연기에 대한 열정을 꽃피우지도 못한 채 여른 여섯 살의 짧은 삶을 마감했다. 이 배우의 이름을 이제라도 기억하자. 바로 오인혜다.

오인혜는 9월 14일 오전 5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심폐소생술 등 응급 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으나 이날 늦은 오후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오인혜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SNS를 통해 밝은 모습을 보였던 오인혜였다. "오랜만에 주말 서울 데이트. 출발. 모두 굿 주말"이라는 말과 함께 셀카를 올리며 일상의 행복을 만끽하는 것처럼 보였다. 개인의 고뇌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때도 있는 법이다. 삶이 외로웠고 힘겨웠던 것일까. 이틀 후 세상을 떠나고야 말았다.

유튜브 채널 '인혜로운 생활'도 개설해 팬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배우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SNS와 유튜브에는 추모글이 이어지고 있다.

오인혜는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과를 졸업한 후 2010년 영화 '우리이웃의 범죄'로 데뷔했다. 대중의 주목을 받은 건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서였다.

당시 박철수 감독의 영화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의 주연 배우 자격으로 개막식 레드카펫에 참석했다가 파격적인 드레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작품이 아닌 의상으로 주목받은 것은 배우에겐 독이 됐다. 그때 부여된 섹시한 이미지가 활동에는 오히려 제약이 됐다. '팜므 파탈'에 이미지의 배역만 들어왔던 것. 다양한 이미지와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싶었던 신인 배우의 열정은 설 자리가 없었다.

오인혜

지난 8월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출연한 오인혜는 "'대표작이 뭐예요?' 물으시면 작품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저는 '빨간드레스'요" 한다"고 말했다. 또한 "활동 안 하냐는 말이 힘들다. 저도 나가고 싶은데.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 만나는 것도 싫어졌다. 부모님께 연락하는 것도 싫고. 그러나 고비를 넘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뭐든지 기회가 오면, 역할이 작고 마음에 안 들어도 받아들일 수 있다. 내려놨다"고 연기 활동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불태웠다.

연기 활동의 공백을 취미 생활로 채우기도 했다. 플로리스트로 활동하며 꽃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인혜는 지난 2017년 전 소속사인 레드라인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하며 "플로리스트 오인혜가 아닌 배우 오인혜 본연의 모습으로 다시 한번 대중들에게 다가가게 됐다. 화려하게 피어나는 꽃처럼 배우로서 존재감을 꽃피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안타깝게도 연기 열정을 꽃피우지 못한 채 서른일곱 짧은 생을 마감했다.

마지막 영화는 2014년 출연한 '설계'다.

빈소는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6일이다.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