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픽처] 추석 극장가, 대작 실종?…장르는 풍년이다

작성 : 2020-09-30 12: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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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추석 극장가, 대작 실종?…장르는 풍년이다
추석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여름 방학, 겨울 방학 시즌과 더불어 연중 극장가의 대목으로 꼽히는 게 명절 연휴다. 매년 추석 연휴는 여름 시장을 방불케 하는 대작들의 향연이 펼쳐졌지만 올해는 다소 풍경이 다르다.

제작비 100억 대의 한국 영화 대작도 없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신작도 없다. 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로 대작들이 추석을 건너뛰고 겨울 시장을 겨냥하면서 연휴 극장가는 예상치 못한 판이 짜여졌다. 비록 영화의 규모나 출연하는 배우의 화려함은 예년에 미치지 못하지만 장르만큼은 풍년이다.

드라마, 코미디, 공포, 스릴러, 음악 다큐멘터리 등 세대별, 성별에 따른 관객이 각기 다른 취향에 따라 영화를 고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영화들이 추석 극장가를 노크한다.

cgv 극장 코로나 오문희

◆ 코로나19 장기화…올해는 추석 특수 없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추석은 특수를 누릴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은 여름과 겨울 시즌에 이은 4대 성수기 중 하나다. 매년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약 500만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일일 평균 관객 수는 2017년 119만 명, 2018년 132만 명, 2019년 128만 명으로 하루 100만 명을 웃돌았다. 그러나 올해는 절반 수준의 관객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멀티플렉스들은 극장이 코로나19 감염의 무풍지대임을 강조하며 관객들의 방문을 독려했다. 지난 2월 1일부터 9월 20일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 총 3,150만 명 중 49건의 확진자 방문이 있었으나 추가 감염이나 전파 사례는 없었다는 것. 좌석 간 거리두기 시행과 발열 검사, 신원 확인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킨 데 따른 결과다.

짧게는 3일, 길게는 5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인 만큼 "추석엔 영화"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성립된 지도 오래. 올해도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까. 극장이 감염의 무풍지대라고는 하지만 폐쇄된 공간에 밀집해 영화를 관람해야 하는 특성상 관객이 예전처럼 휴식 공간으로 찾을지는 미지수다.

승리호

◆ 200억 대작 '승리호'는 겨울로…미들급 영화 각축장

여름 시장이 기대에 밑도는 성적을 거둔 데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또 한 차례 위기를 맞았던 경험은 영화계에 적잖은 학습 효과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추석을 겨냥했던 200억 대작 '승리호'는 결국 개봉을 연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내려오긴 했지만 연휴 특성상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안한 추석 대신 겨울 시장을 선택해 흥행 방해 요소로부터 시간을 벌었다.

유일한 대작으로 주목받았던 '승리호'가 겨울로 눈길을 돌리면서 올해 추석 영화 시장은 조촐한 밥상이 차려졌다. 한국 영화의 경우 제작비 100억 대 미안의 미들급 영화의 잔치가 됐다.

이 영화들은 대부분 추석 개봉을 목표로 하고 제작된 작품들이 아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개봉 시기를 미루고 미루다 추석 시장에 안착하게 된 케이스다. 위기를 극복한 이 영화들이 추석을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무엇보다 면면을 들여다보면 꽤 알차다. 각기 다른 개봉 시기를 노렸던 영화들인 만큼 한데 모이니 장르 잔치가 완성됐다.

추석

◆ 드라마·코미디·호러·가족드라마…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성동일, 하지원, 김희원, 박소이 주연의 '담보'는 가족 단위 관객들이 선호할 수 있는 휴먼 드라마다. 인정사정없는 사채업자와 그의 후배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아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다소 진부한 이야기지만 웃다가 울다가 다시 미소 지으며 나올 수 있는 작품이다.

SF 호러 영화인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도 눈여겨볼 만하다. 죽지않는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정현, 김성오, 서영희, 양동근, 이미도 등이 주연을 맡았다. '점쟁이들', '차우', '시실리 2km' 등 개성 뚜렷한 코믹 호러로 마니아층을 확보한 신정원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코미디 영화로는 '국제수사'가 있다. 난생처음 떠난 해외여행에서 글로벌 범죄에 휘말린 시골 형사의 현지 수사극으로 곽도원과 김대명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 역시 예상 가능한 전개가 아쉬움으로 남지만 배우들의 뛰어난 개인기로 단점을 어느 정도는 상쇄한다.

디바

추석을 겨냥해 지난 23일 개봉한 '디바'와 '검색'도 연휴 기간 동안 반등을 노린다. '디바'는 배우 신민아의 연기 변신과 욕망에 관한 파격적인 스토리로 관객을 유혹한다. '검객'은 액션 배우 장혁의 재능을 200% 활용한 조선 시대 무협극으로 남성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올여름 개봉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의 확장판도 추석 연휴 기간 만나볼 수 있다. 기존 극장판에서 11분이 추가된 버전으로 잠수함 속에서 벌어지는 액션과 드라마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정우성)과 북한 핵잠수함 부함장(신정근)의 이야기를 추가했다. 게다가 호불호가 갈렸던 종전 에필로그와는 다른 버전의 에필로그도 만나볼 수 있다.

밀리터리 덕후라면 전쟁 영화 '아웃포스트'도 흥미를 돋우는 영화다. '아웃포스트'는 방어 불가능한 전초기지 사수라는 단 하나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끊임없이 몰려드는 적들과 맞서는 병사들의 처절한 사투를 그렸다. 2009년 아프가니스탄의 서부 능선, 누리스탄 지역의 캄데시 촌락에서 벌어진 실제 전투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로 후반 40분간 이어지는 전투 장면은 실제 전쟁터에 와있는 듯한 생상함을 선사한다. 

방탄

인기 가수들의 무대를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열려있다. 빌보드 차트를 장기 집권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와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팬미팅 현장을 담아낸 '그대, 고맙소 :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도 개봉했다. 두 영화는 해당 가수의 강력한 팬덤에 힘입어 예매율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뻔한 상업 영화는 싫다는 관객들에게는 '보테로'를 추천한다. '색채의 마술사', '남미의 피카소'로 불리는 세계적인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와 그의 실제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코로나19 여파로 미술관을 가지 못한 관객들에게는 스크린에서 명화와 명화에 얽힌 스토리를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badab@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