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지선 생전 목소리에 눈물만…김영철 "최고의 후배, 영원히 기억할게"

작성 : 2020-11-03 11:26:28

조회 : 17437

故 박지선 생전 목소리에 눈물만…김영철 "최고의 후배, 영원히 기억할게"
박지선 김영철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개그맨 김영철이 세상을 떠난 후배 개그우먼 故 박지선을 추억하며 눈물을 보였다.

3일 오전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이하 철파엠)'은 '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아침 음악회'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은 전날 세상을 떠난 박지선을 추모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고인은 생전 '철파엠'에서 고정 패널로 활약한 바 있다.

방송 시작과 함께 청취자들은 세상을 떠난 박지선을 애도하며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김영철은 "주변 사람들을 더 챙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라며 "믿기지 않는다. 어제 너무 충격적이고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사람들을 웃게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던, 내가 참 아끼고 사랑한 후배였다"라고 고인을 떠올렸다.

이어 김영철은 "박지선 씨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어제 기사를 보고 소식을 접하고 '어떡하지'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정신이 없었다"며 "빈소가 마련됐다고 하는데 방송이 끝나고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김영철은 "박지선 씨가 우리 '철파엠' 가족이지 않냐. 10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했더라. 더 슬픈 게, 오늘 박지선 씨 생일이다. 그래서 오늘 하루 '철파엠'은 그리운 사람에게 음악 편지를 띄우는 날로 정해봤다"고 설명했다.

3부에서는 과거 박지선이 '철파엠'에서 읽었던 구절이 떠오른다며 한 청취자가 보낸 사연이 소개됐다. 이 청취자는 "박지선 언니가 읽어줬던 구절이 너무 좋아 따로 메모장에 적어뒀는데, 언니가 떠났다는 뉴스에 다시 꺼내 읽어봤다. '사랑은 나의 부재를 알아주는 사람'이라는 구절에서 마음이 먹먹해졌다"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영철은 "박지선 씨가 재기 발랄하게 1m 바로 앞자리에서 읽어주던 그때가 생각이 난다. 조끼를 입고 오기도 했고 지선 씨 특유의 의상이 자꾸 눈에 아른거린다"라며 "김애란 작가의 소설을 좋아한다고 해서 작가님에게도 이야기를 해줬었다. 책을 얘기한 게 1년 반도 더 됐는데, 그 모습이 생각난다"라고 울컥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참 쉽지가 않다"면서 "많은 개그맨 후배, 선배들 다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 싶다"라고 애끓는 마음을 전했다.

박지선은 생전 '철파엠'의 화요일 코너에 함께 했다. 화요일인 이날이 생일이기도 한 고인을 추억하며, 청취자들은 고인의 생전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철파엠' 측은 방송에서 박지선과 김영철의 목소리가 담긴 과거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공개된 음성에서는 밝았던 박지선의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그대로 담겼다. 김영철은 "우리 지선 씨의 밝은 음성을 듣는데, 이제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하니까"라며 또 울컥해했다.

김영철은 "지선이는 힘든 이야기, 아픈 이야기를 잘 안 하는 스타일이다. 자꾸만 떡볶이 코트를 입은 지선이 얼굴이 생각난다. 오늘 제가 느끼는 건, 누군가에게는 엄살이겠지만, 아프고 힘든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고, 못 알아챌 수도 있으니까 더 많이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송에서는 "여러분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밝게 인사하고 저는 가야죠. 항상 저도 여러분과 같은 청취자 입장에서 철업디와 함께 하겠습니다"라던 박지선의 마지막 '철파엠' 출연 당시 목소리도 공개돼 먹먹함을 안겼다.

김영철은 지난 8월 15일 개그맨 박성광의 결혼식에서 박지선을 마지막으로 봤던 일을 떠올렸다. 김영철은 "지선이가 얼굴이 안 좋아 보여서, 끝나고 문자로 '지선아 무슨 일 있니'라고 했더니 '선배님, 제가 좀 많이 아파요. 빨리 나을게요'라고 하더라. '지선아 빨리 낫고 조만간 연락 줘'라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 문자였다"라고 기억했다. 이어 "3년간 라디오를 함께 하면서 힘든 이야기도 잘 안 하고 아픈 이야기도 잘 안 했다. 많이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난 지선이에 대해 너무 많은 걸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작별하려니 너무 미안하고 제작진도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이어 김영철은 "아주 특이하고 특별하고 기발하고 재밌었던 지선인데. 머지않아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너무 빨리 왜 그렇게 일찍 갔는지. 저 포함한 박성광 씨, 박영진 씨, 송은이 누나 등 많은 선후배들, 저보다 더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을 거다"며 " 거기선 아프지 말고, 정말 행복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지 않냐고 했더니 '웃기는 게 좋다'고 했던 너, 나의 최고의 후배 박지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선은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모친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으나 내용은 유족의 의사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빈소는 양천구에 위치한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오는 5일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