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SBS스페셜' 환상과 오해 아닌 '진짜 탐정' 조명…"국내 탐정은 교도소 담장 위 걷는 것과 같아"

작성 : 2020-11-16 09: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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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SBS스페셜' 환상과 오해 아닌 '진짜 탐정' 조명…"국내 탐정은 교도소 담장 위 걷는 것과 같아"
스페셜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우리가 몰랐던 진짜 탐정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15일에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탐정이 필요하십니까'라는 부제로 서서히 양지로 나오고 있는 탐정의 존재에 대해 추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탐정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오해가 아닌 진짜의 모습을 알아보기 위해 탐정들을 추적했다.

길 위에서 시작되는 탐정의 하루. 장재웅 탐정은 누군가를 찾기 위해 한 주소를 찾았다. 그가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모텔.

이에 장재웅 탐정은 "한 중소기업에서 물건을 납품받은 업체의 대표가 의도적으로 부도내고 파산해서 물품 대금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사건이다. 지급명령까지 받은 상황인데 피고인인 대표는 자신 앞으로 된 재산이 없고 형편이 어려워 모텔에서 장기투숙 중이라고 밝혔지만 현재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그는 채무자가 숨겨둔 재산이 없는지 확인하는 임무 중이었다. 잠복도 마다하지 않는 탐정은 피고인이 번듯한 아파트에 살며 외제차를 몰고 골프 등 유흥까지 즐기는 모습을 포착했다. 그리고 이런 은닉 재산은 한 번으로 확인할 수 없어 수차례 반복적으로 확인 작업이 필요했다.

이에 탐정은 간식으로 허기를 때우고 오랜 시간 잠복을 하며 채무자의 은닉 재산을 확인했다.

피해자인 철강 회사의 대표는 "5억 이상이면 특가법으로 구속이 된다. 그걸 알고 딱 4억 9천까지만 사기를 치는 거다. 어쨌든 갚겠다고 하는데 물건을 가져간 다음 날 바로 사라졌는데 어떻게 이게 사기가 아니냐"라며 탐정을 찾을 수밖에 없던 이유에 대해 밝혔다.

기업 탐정으로 활약하고 있는 장재웅 탐정은 "코로나 19등의 영향으로 고의 부도, 고의 파산에 관련된 사건 의뢰가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파산한 저축 은행은 해외에 은닉한 재산이 상당액 있는 것으로 파악되어 해외 탐정을 고용했다. 이에 2015년부터 4년간 해외 은닉 재산 369억 원을 찾아냈고 이 중 회수된 재산이 151억 원이었다. 그리고 이는 탐정 사건 의뢰비 12억 원으로 얻은 성과였다. 세월호 유병언 회장의 해외 은닉 재산을 찾아낸 것도 탐정이었다.

미국 탐정 강효흔은 자신의 면허와 배지를 공개했다. 그는 "공개적으로 신분을 내세워서 조사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아. 공개해야 될 경우 배지 차고 조사를 한다"라며 전문적인 미국 탐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한국의 경제사건 수임을 하게 됐고 9개월 동안 도피한 채무자 찾아 한국으로 송환. 한미 간 최초로 범인 송환된 케이스"라고 자신이 담당했던 사건에 대해서도 밝혔다.

조광신 탐정에게는 중국에서 긴급 공조 요청이 들어왔다. 산업스파이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다고 한다는 것. 입국 3시간 전 사진 한 장만 보내진 공조 요청에 탐정은 "조사계획을 수립할 여력도 없고 현장에서 대상자를 식별해야 해야 한다"라며 추적의 어려움을 고백했다.

기술 유출, 디자인 유출 상표 도용 등 한해에 경찰에 검거되는 산업스파이만 300여 명, 이들을 찾기 위해 기업 내에서 은밀히 조사를 의뢰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 탐정이 나서는 것.

탐정에게는 기업 사건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날 탐정을 찾은 의뢰인은 학생과 영어 강사 관계로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 자신의 연인이 좋은 일에 쓰자며 매달 헌금을 이체하길 권유하고 자신의 신용카드로 과소비를 하고, 또한 자신의 명의로 외제차 리스, 안마의자 렌털까지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최근에는 나에게 빌려간 3천만 원을 보증금으로 내고 들어간 집에 절대 못 오게 하는데 내 돈을 잘 쓰고 있는지가 궁금하다"라고 했다.

특히 의뢰인은 연인이 자신에게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에 탐정은 가장 먼저 사회 초년생인 의뢰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의뢰인의 부모님과 상황을 공유했다.

탐정은 "금이야 옥이야 키운 딸인데 이런 일을 당하게 된 것에 대해 당황스럽게 생각하고 분노했다. 하지만 의뢰인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탐정은 의뢰인의 허락을 받아 연인의 오피스텔을 수색하고 그곳에서 리스 차량을 발견 바로 회수하고, 의뢰인 부모님을 통해 돈을 나눠 갚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냈다.

이러한 사건에 탐정은 "본인은 이게 사기인지 인지 못한다. 범죄사실로 보기에는 힘들다. 강제적으로 돈을 뺏어 간 것도 아니라 경찰이 개입할 요소가 적다"라며 도움을 받을 곳이 없어 탐정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의뢰인의 상황을 설명했다.

김봉주 탐정에게는 위치 추적기 탐지 의뢰가 들어왔다. 곧바로 의뢰인을 찾아 차량에서 위치추적기와 음성 녹음기까지 찾아낸 탐정. 경찰이 아니기 때문에 신고 여부는 의뢰인이 결정할 문제라 탐정은 증거 수집을 위한 사진 촬영과 증거품 제거만을 도왔다.

그렇다면 탐정일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일까. 현재 우리나라에서 탐정은 가출 청소년 찾을 수 있지만 가출 성인은 찾을 수 없고 도난 분실 자산은 찾을 수 있지만 채무자의 은신처를 찾는 것은 불법의 소지가 있는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많은 의뢰인들이 탐정에게 사람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해왔다. 김봉주 탐정은 얼마 전 치매 노인을 찾아냈다. 아내를 찾아달라는 의뢰인은 탐정에게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 몇 장과 자신이 추측하는 장소들을 언급했고, 탐정은 실종자의 아버지 산소에서 실종자를 찾아냈다.

탐정은 "할머니를 보는데 눈물이 나더라. 얼굴 뵈니까 안도감도 들었지만 찾은 곳이 아버님 산소니까 마음이 정말 안 좋았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리고 의뢰인은 "이래서 탐정이구나"라며 아내를 찾아 준 탐정에게 몇 번이고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날 또 다른 의뢰인은 어린 시절 헤어진 엄마를 찾아달라며 탐정을 찾아왔다. 어려웠던 형편으로 버려진 의뢰인,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부모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고 이에 부모님을 추적하며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사망이 확인되지 어머니라도 찾고 싶다는 것.

그러나 그가 탐정에게 건넨 단서는 어머니의 젊은 시절 모습이 담긴 흑백 사진과 어머니의 출생지 주소, 그리고 최종 주소지뿐이었다.

이에 탐정은 의뢰인과 함께 주소지를 바탕으로 추적을 펼쳤다. 그러나 쉽게 단서를 찾을 수는 없었다. 탐정은 "항상 언제 나올지 모르고 일단 시작을 한다. 하나의 단서가 그다음 단서를 부르기 때문에 추적을 하며 계속 찾아 나서는 것이다"라며 작은 단서에도 추적을 멈출 수 없는 이유를 밝혔다.

이제야 제대로 된 시작을 맞이한 우리나라 탐정. 이에 탐정 양성을 위한 교육 과정도 생겨났다.

하지만 아직 탐정에 대한 개념이나 관련법 제도들이 마련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가는 "탐정이라는 용어 자체가 개인의 사생활 뒷조사를 캐는 것만 아니다. 경찰력이 개개인의 수요에 다 부응할 수 없다. 강력 사건 위주로 집중되다 보니 그 외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직이 될 수도 있다"라고 했다.

또한 "탐정을 하게 되면 지금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것과 똑같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갖고 있는 영역인데 이는 아무런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라며 하루빨리 관련법과 제도들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빠른 시일 내에 일본처럼 신고제라도 해서 국가에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는 탐정의 부적격자도 활동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이나 기업 피해를 볼 수도 있어 소비자나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률안 제정이 시급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탐정의 면허가 있는 미국은 어떨까? 미국 탐정 강효흔 씨는 미국 탐정의 첫 번째 조건에 대해 올바른 도덕적 성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리력, 직관, 그런 걸 법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탐정이 처벌받는 경우는 도덕적인 면에서 처벌받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방송은 도덕성과 실력을 겸비한 명탐정이 우리 삶의 또 다른 조력자로 하루빨리 자리 잡기를 희망했다.